'섹스 테이프' (Sex Tape) ★★

할리우드 최고 섹시스타 캐머런 디아즈가 주연을 맡은 볼품없고 재미없고 우습지도 않은 섹스 코미디다.

모든 것이 억지스러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알맹이가 전혀 없는 지극히 공허한 영화로 보고 나면 허무하기 그지없다. 별로 우습지도 않은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들을 웃게 만들려고 두 주연 배우인 캐머런 디아즈와 제이슨 시겔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한숨이 절로 나온다. 두 배우의 오버스러운 연기가 보는 사람을 오히려 피곤하게 만든다. 제이슨 시겔은 공동 각본까지 맡았다.

전형적인 속빈 강정식의 할리우드영화로 어떻게 이런 수준이하의 작품을 보라고 버젓이 내놓았는지 배급사인 소니의 속셈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하나 볼 것이 있다면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한 캐머런 디아즈의 몸매다. 늘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뒤태를 지닌 디아즈의 전봇대만큼이나 긴 다리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디아즈는 '내 몸 좀 봐 주세요'라는 식으로 브라와 손수건만한 팬티로 중요한 곳만 가리고 연기를 하는데 언제야 배우로서 성장할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처음에 애니(디아즈)와 제이(시겔) 부부가 컴퓨터로 결혼 초창기 끊임 없이 즐기던 섹스장면을 보면서 "섹스처럼 즐거운 것은 없다"고 자랑하면서 시작된다. 결혼생활 10년에 두 남매를 둔 둘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나 정열은 시들해진 상태. 그래서 변태적인 스타일까지 동원해 섹스를 즐기려 해도 기대만큼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자 좌절감이 심하다. 이럴 때 애니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애니는 제이에게 섹스교본 '섹스의 즐거움'에 나온 체위 그대로 둘이 섹스를 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남기자고 제안한다.

제이도 이에 동의하고 두 사람은 발가벗고 3시간 논스톱으로 섹스를 하면서 그 모습을 아이패드로 찍는다. 3시간의 마라톤 섹스 후 애니는 제이에게 촬영한 것을 꼭 지우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아뿔싸 제이가 지우는 것을 잊으면서 난리법석이 일어난다.

애니와 제이의 섹스 비디오가 공공연하게 살포되면서 공포에 질린 둘은 밤새 이 것을 회수하려고 노력한다. 친구와 애니의 직장사장 행크(로브 로우)의 집을 찾아 헤맨다. 애니와 제이가 행크의 집에서 벌이는 해프닝은 터무니가 없어 헛웃음이 나온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로우는 과거 젊은 시절 자신의 섹스 테이프를 찍어 스캔들에 올랐던 장본인이다.

시종일관 철저하게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억지를 부린 영화로 다행히 상영시간은 길지 않다. 1시간 35분인데 나중에는 그것도 길게 느껴진다. 코미디언 잭 블랙이 사람들이 컴퓨터에 옮긴 섹스 비디오를 대중에게 살포하는 소스의 사장으로 잠시 나와 눈길을 끈다. 명장 로렌스 캐스단의 아들은 제이크 캐스단이 연출을 맡았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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