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중계 전쟁… 예능·교양도 총동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청자들을 잡기 위한 방송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세월호 침몰사고 애도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 열기를 띄우는 것을 자제했던 지상파 방송 3사는 뒤늦게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월드컵은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행사에다 광고 시장도 막대해 방송사들이 경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 8년 만의 공동 중계… 마이크 잡은 '2002 월드컵' 주역들

이번 중계방송에 임하는 방송사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SBS가 단독 중계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MBC와 KBS에서 "8년 만에 기회가 왔다"는 말이 회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상파 3사는 화려한 중계진 구성을 위해 2002 한·일 월드컵 주역들을 일찌감치 섭외했다.

SBS는 남아공 월드컵 중계를 통해 검증받은 '관록'의 해설위원 차범근과 캐스터 배성재 콤비를 다시 내세웠다.

또 한국 축구의 '아이콘'인 박지성까지 최근 방송위원으로 영입, 우리 대표팀 경기 등 주요 경기의 전망과 분석을 국내에서 전달하는 역할을 맡겼다.

SBS 아성을 무너뜨려야 하는 MBC와 KBS는 중계진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MBC는 안정환·송종국·김성주 등 3명으로 두터운 중계진을 짰다. TV에서 예능감까지 선보인 두 선수에 2002·2006 월드컵 중계를 맡았고 탄탄한 진행 실력을 자랑하는 김성주까지 더해 전문성과 안정감, 인기 모두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KBS에서는 작년 10월까지 현역으로 뛴 이영표와 김남일이 마이크를 함께 잡는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때 활약한 조우종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함께 기용됐다.

방송사들은 중계 기술 면에서도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SBS는 최대 23대 카메라를 통해 TV 중계로는 볼 수 없었던 현장 화면을 제공하는 '멀티앵글 서비스'를 시작했고, KBS도 '멀티앵글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인다.

◇ 예능·교양까지 총동원

지상파 3사는 중계방송 준비뿐 아니라 인기 예능·교양 프로그램까지 동원, 월드컵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프로그램 출연을 통한 중계진 띄우기다.

차범근과 박지성은 지난 8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월드컵 특집편'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차범근을 다룬 다큐 '두리아빠, 축구바보 그리고 전설, 차범근'도 같은 날 방송됐다.

MBC 중계진은 MBC '일밤' 코너 '아빠 어디가'에 함께 출연하면서 대중적 친근감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12일 방송되는 다큐 '어게인 2002'에서 한일 월드컵 비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다큐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를 통해서도 세계 축구 전술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을 전할 예정이다.

KBS도 월드컵 시즌을 맞아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의 아이템을 축구로 정하고 이영표·조우종을 새 단원으로 합류시켰다. 이영표·조우종은 축구계의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따봉 월드컵'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SBS '힐링캠프', MBC '무한도전' 등 각사 대표 예능 프로그램들이 브라질 현지 열기를 전하는 특집들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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