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2미디어 제공
“그거 그때 만났던 그 (여자)친구 이야기하는 것 아니야?”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베테랑은 베테랑이다. 5년간의 침묵을 깨고 완전체로 돌아온 플라이투더스카이(환희 브라이언)가 16년 간 쌓아온 관록은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보였다. 산전수전 다 겪고 공개한 곡 ‘너를 너를 너를’을 차트 정상에 세운 이들은 숨길법한 연애담도 은근히 털어놓으며 차곡차곡 쌓아온 음악 인생을 전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 두 남자를 만났다. 약속이라도 한 듯 환희는 붉은색, 브라이언은 푸른 색 계통으로 차려입었다. 빨강과 파랑, 서로 다른 색깔의 조합이 은근히 어울리듯 두 사람은 장난기 가득한 다툼 속에 진솔한 이야기를 했다.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솔직한 인터뷰는. 새 정규앨범이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이유였으리라.

“음악방송에서 1위 곡으로 저희 이름을 부르는데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저희 이름이 아닌 줄 알았죠. 알아챈 뒤에도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어요. 1위할 것을 예감했었다면 감사한 분들도 미리 생각을 해놓았었겠죠. 하지만 워낙 당황스러운 터라 고마운 분들을 다 전하지 못했네요. 덤덤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요? 몇 년 만에 차지한 1위인데 어떻게 덤덤할 수가 있을까요?”(웃음) 브라이언

음악방송에서 까마득한 후배들과 무대를 장식하는 것이 좋다. “조카들과 일하는 기분”이라는 브라이언은 꽤 높아진 연차를 실감하면서도 어려워하지 않고 살갑게 대해주는 후배들이 고맙다. “인피니트, 빅스, 제국의 아이들 등 많은 후배가 ‘형들이 1위 해줘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는 문자를 보냈어요. 자기들이 더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얘들이 왜 이러지 싶다가도, 마음 씀씀이가 정말 고마웠죠. 박상민 선배가 저희를 보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요.” 브라이언

“악동뮤지션의 경우 플라이투더스카이가 데뷔할 당시에 태어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실감이 확 됐죠. 우리도 아직 젊은데…(웃음) 어린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장식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아요.” 환희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자신들을 비롯한 R&B 가수들이 음악 시장에서 약진하는 것에 대해 “댄스 아이돌 음악이 주가 되면서 과거 향수를 그리워하는 대중의 ‘니즈’를 우리가 채워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의 성공을 보고 준비하는 분들도 있다더라”고 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떴다. 그러면서 “R&B의 진짜 원조인 솔리드와 유영석 선배도 컴백하셨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남겼다.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영광을 누려보고 싶단다.

“아직은 아저씨 소리를 안 들어서 좋다”는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신보 공개 후 팬층이 한층 넓어졌다고 밝혔다. 브라이언은 라디오 공개 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적힌 플랜카드를 든 여고생을 봤다며 자랑했다. 두 사람이 다시 함께하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어서 재결합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서로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터라, 그것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던 것뿐이죠. 물론 5년이나 걸릴 줄은 몰랐지만.(웃음) 한번은 저와 브라이언이 같은 시간대에 우리의 예전 노래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것이 운명처럼 다가왔어요. ‘우리가 다시 한 무대에 오를 때가 됐구나’는 걸 직감했죠.” 환희

이들이 함께한 시간은 무려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또 변화의 조짐을 보일 때다. 연인 이상의 감정이 두 사람 사이에 쌓였다. 이들은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고 응원했다. 서로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하는 모습이 정겹다. 음악이야기 할 때는 “혹시 전 여자친구를 생각하면서 작업한 것이 아니냐”며 농을 던졌다. 브라이언이 이렇게 말하면 환희는 “그 친구가 아니고 다른 친구일걸?”이라고 맞받았다.

“요즘 스케쥴이 빡빡해서 서로 지쳐있긴 하는데, 에너지가 넘칠 땐 서로 약 올리고 놀리는 재미에 살아요. 어떤 그룹은 카메라가 꺼지면 서로 척을 진다고도 하는데, 저희는 그런 적이 없었어요. 싸운 적 없었냐고요? 왜 없었겠어요. 서로 소리 지를 정도로 사이가 나빠진 적도 한번 있었죠.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든 탓일까요? 이제는 양보와 배려하며 지내고 있죠. 예전에는 왜 나한테 참견인가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고마운 걸요.” 브라이언-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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