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유행 대신 차별화” vs “부제가 곧 사전 지식”

올 여름 극장가 대목을 노리는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 제작 빅스톤픽처스, 7월 30일 개봉)은 최근 부제였던 ‘회오리 바다’를 배제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제목인 ‘명량’ 옆에 늘 함께 했던 부제에 대해 삭제 방침을 결정한 것. 앞으로 부제 없이 ‘명량’으로 프로모션이 진행되며 개봉까지 이어진다.

최근 들어 본 제목 뒤에 부제를 붙인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언급된 ‘명량’을 비롯해 ‘군도 : 민란의 시대’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등 국내 작품 뿐만 아니라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처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들 역시 비슷하다. 부제는 본제목에서 미처 담을 수 없었던 작품의 장르나 핵심 줄거리, 또는 의미를 담아내곤 한다. 작품을 대하는 관객들에겐 중요한 사전 정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본격 프로모션을 앞두고 부제를 삭제한 ‘명량’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투자배급사 CJ E&M 홍보팀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앞두고 부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본제 뒤에 부제를 다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차별화를 위해 간결한 ‘명량’을 최종 제목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명량대첩을 소재로 하는 이 작품을 설명하는데 부제인 ‘회오리 바다’가 꼭 필요하지 않는다는 내부 결정이다. 또 ‘명량’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해상 액션을 강조하는데도 간결한 제목이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명량’에 한 주 앞서 개봉하는 ‘군도 :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제작 월광, 7월 23일 개봉)는 다른 판단이다. 부제를 통해 영화의 배경을 설명하고, 어떤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단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의도가 녹아있다.

지난 10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윤종빈 감독은 ‘민란의 시대’라는 부제를 붙인 것에 대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철종 13년으로 실제로 전국에 민란이 많았던 시대다. 이때를 민란의 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군도 : 민란의 시대’가 실제로 그런 시대에 일어났던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했다. 관객들이 이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명량’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단 열두척의 배로 왜군의 대선단에 맞섰던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사극 해상 액션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최민식, 류승룡이 주연을 맡았다.

이에 맞서는 ‘군도 : 민란의 시대’ 역시 150여 억원이 투입된 사극 대작이다.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 힘없는 백성의 편이 되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 군도 지리산 추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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