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무휼, 한치의 실수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일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한다. 노력의 시간이 쌓여 성공을 부른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스타들 역시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았다. 부단한 단련의 날들이 그들을 만들었다. 배우 조진웅의 시간을 돌이켜봤다.

▲ 2011년 10월 6일 - SBS 수목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2화 방송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가 시작될 당시, 이도의 호위무사 캐릭터인 무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전 드라마 '추노'에서 곽한섬 역으로 출연하고 영화 '글러브' '사랑을 믿어요' '베스트셀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존재감을 대중에 심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조진웅을 스타로 만들어준 대사는 단 한 줄이었다. 10월 6일 2화를 맞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이도(송중기)는 자신의 목을 향해 칼을 겨눈 아버지 이방원(백윤식)을 둔 채 호위무사 무휼(조진웅)에게 "임금을 시해한 자의 목을 쳐라"고 명했다. 젊은 왕 이도와 그를 위협하는 태종, 그리고 앞으로 목숨을 바쳐 왕의 곁을 지키는 무사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은 '조진웅'이라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이후 그는 드라마에서의 맹활약과 스크린 호성적을 통해 충무로 톱 배우로 성장했다.

▲ 2014년 5월 29일 - 영화 '끝까지 간다' 개봉

영화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 제작 AD406)는 당초 기대받는 작품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우는 남자'(감독 이정범, 제작 다이스필름)과 '하이힐'(감독 장진, 제작 장차)은 톱스타 장동건과 차승원을 내세웠으며 메가폰을 잡은 이 역시 톱 흥행감독이었다. 누구도 '끝까지 간다'가 이 작품을 쉽게 제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성적표가 재미있다. 칸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후 탄탄한 스토리로 상업성까지 확인하더니 입소문을 통해 만만찮은 흥행세를 과시하고 있다. 외화 '엑지 오브 투모로우'에 밀리고는 있지만 '우는 남자'와 '하이힐'을 큰 격차로 따돌리는 중이다. 개봉 2주차를 맞았지만 무서운 추입이다.

중심에 조진웅있다. 극중 고건수(이선균)의 비밀을 알고 그를 몰아세우는 박창민으로 분한 그는 극 중반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해 만만찮은 존재감을 발한다. 절대 쓰러질 것 같지 않은 강인함과 고건수를 향해 "하이고 놀래라"고 말하며 능청스럽게 위협하는 면모는 치밀하게 계산된 캐릭터 분석에서 출발했다. 이야기를 맹렬하게 잡아 끌고가는 그의 카리스마가 무섭다. 무사 무휼 이후 단 3년 만에 이렇게 성장한 모습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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