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윤지기자] 막장은 갱도의 막다른 곳을 뜻한다. 어느 날부터 드라마 속 극단적인 상황을 '막장'이라 칭하게 되면서, 밑바닥을 의미하는 단어가 됐다. 개연성이 결여되고 무리한 설정이 난무하는 드라마를 통상 '막장 드라마'(줄여서 막드)라 부른다. 자극적이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다. 맛있지만 유해한 불량식품처럼 말이다. 일일극을 점령한 그들, '막드'에 대해 살펴봤다.

SBS 아침 일일극 '나만의 당신'에선 당하기만 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하고, KBS 1TV 저녁 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는 남주인공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그의 생물학적인 아버지라는 기상천외한 전개가 이뤄진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KBS 2TV 저녁 일일극 '뻐꾸기 둥지'에는 불임인 여주인공에게 이혼 혹은 첩을 종용하는 시어머니가 등장한다. 여주인공이 결국 대리모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다.

오늘날 일일극의 풍경은 이와 같다. 출생의 비밀과 재벌 2세, 혹은 '상무님'이나 '본부장님'이 등장한다. 그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일 때가 많다. 그것이 치밀하게 그려지기 보다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거나 극단적인 해결로 마무리된다. 헐거운 전개와 우연성 남발. 애청자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다.

당초 알려진 이야기와 다른 방향으로 흐를 때도 있다. 여주인공의 복수극인 줄 알았던 KBS 2TV 저녁 일일극 '천상여자'. 지난 2일 103회로 종영하기 까지 '천상여자'는 사실상 남주인공의 악행일기였다. MBC 저녁 일일극 '빛나는 로맨스'나 지난해 방송된 MBC 저녁 일일극 '오로라 공주'는 중도 투입된 남자 배우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 기존 남주인공이 존재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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