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요소 및 작품 완성도 겸비
29일 개봉

사진=쇼박스 제공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어머니의 장례식 날, 급한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향하던 형사 고건수(이선균)은 이혼 통보와 내사 소식으로 정신이 없다. 스트레스 폭발 직전의 그는 실수로 사람을 치게 되고, 긴급한 상황에 어머니의 관 속에 시체를 숨긴다. 완전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체 불명의 목격자 박창민(조진웅)이 나타난다. 시체를 숨겼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29일 개봉 예정인 영화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 제작 AD406)은 아주 잘 짜여진 범죄 액션 스릴러다. 제67회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이 작품은 영화적 재미와 작품 완성도를 겸비한 근래 보기 힘든 상업영화다.

‘시체를 어머니 관 속에 숨긴다’는 기발한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소재에 함몰되지 않았다. 격렬한 액션을 추구했지만 멋 부리지 않았으며 기발한 장치들이 녹아있다. 독특한 구조를 자랑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 연출, 제작진의 노고가 녹아들었다. 액션, 스릴러, 코미디의 적절한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했다. 상업영화로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간결하고 스트레이트하다. ‘끝까지 간다’의 이야기는 주위의 무엇에 한 눈 팔지 않는다. 111분의 러닝타임을 지나는 가운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한 뒤 다음 신으로 넘어간다. 리드미컬한 흐름 속에 상황이 줄 수 있는 영화적 장치들을 고민했다. 긴장과 이완이 계속 이어지며 변주된다. 메가폰을 잡은 김성훈 감독의 영리한 연출력이다.

아이러니에서 오는 코미디 요소가 눈에 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이 터지지만 어색하지 않다. 충분이 영화적이며 이야기 흐름을 헤치지 않는다. 연민, 안타까움과 동시에 응원이 고건수 캐릭터에 이어진다. 이선균 특유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웃음이 터질 줄이야.

군더더기를 없앴더니 배우 연기도 산다. 형사 고건수로 분한 이선균은 쏟아지는 곤란한 상황을 특유의 까칠함으로 감내한다. 시종일관 그를 압박하는 박창민 역의 조진웅은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카리스마로 상대했다. 둘 다 다소 과장된 캐릭터지만 이야기가 간소하기에 집중하기에 무리가 없고 오히려 돌출효과가 있다. 이선균, 조진웅의 캐릭터 소화력도 한 몫 했다.

‘끝까지 간다’는 아주 잘 짜여진 상업영화다. 동시에 2014 칸영화제 ‘감독 주간’ 초청작이기도 하다. 혁신적인 영화들을 발굴하고 비평가와 관객 모두에게 참신한 평가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둔 ‘감독 주간’은 최근 상업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칸 영화제의 성격을 대변하기도 한다.

상업영화로서 칸 영화제에 가려면 적어도 이정도 완성도는 있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에 올리기에, 그리고 잘 빠진 상업영화로서 ‘끝까지 간다’는 모자람이 없다. 러닝타임 111분. 15세 이상 관람가. 5월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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