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매력으로 어필
인터뷰이 대하듯 팬 서비스도 준비완료!

사진=비투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수' 에릭남은 2013년 가장 '핫'했던 인터뷰어였다. MBC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연예통신'에서 리포터로 활동했던 그는 영어 구사가 자유로운 덕에 한국을 찾은 해외 셀러브리티를 모두 만났다. 제이미 폭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바바라 팔빈, 맷 데이먼 등과 마주한 그는 특유의 편안한 매력으로 이들을 사로잡았다. 바바라 팔빈이 에릭남의 연락처를 묻고, 미란다 커가 그의 신곡을 응원한 것은 이제 유명한 일화다.

14일 신곡 '우우'를 발표한 에릭남이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지나 방문한 터라 "짜장면을 먹었느냐"(이날은 솔로들이 짜장면을 먹는다는, 일명 '블랙데이'였다.)고 묻자 "깜빡하고 있었는데, 이따 일정이 끝나면 한 그릇 해야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말 한마디였지만 에릭남의 유쾌함이 전달됐다. 이날의 인터뷰는 꽤 즐거울 것이라는 예감이 적중했다.

지난해 데뷔 앨범 '천국의 문' 이후 1년 3개월 만에 디지털 싱글 '우우'를 발표한 에릭남은 발라드 색을 털고 댄스 장르로 돌아왔다. 누 디스코를 기반으로 브라스 세션과 그루브한 기타&리듬으로 무장했다. 처음 본 그녀에게 빠져버린 상황을 에릭남의 트랜디한 보이스와 귀여운 안무로 완성했다. 인피니트 호야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우우'를 발표하고 걱정이 많았어요. 처음에 댄스 콘셉트 잡았을 때 주위에서도 반대를 많이 했죠. 발라드 색깔이 짙었는데, 댄스를 소화해야하는 것도 부담이었고요. 어색하다, 못춘다, 비호감이다, 이런 반응 얻을까봐 얼마나 긴장했는지 몰라요.(웃음) 그래도 생각보다 반응은 좋은 것 같아요."

에릭남은 유독 여성팬이 많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보여준 달곰한 이미지와 '섹션TV 연예통신' 리포터 활동 당시 보여준 편안함이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에릭남은 "왜 저를 좋아해 주시는 지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기분은 좋아 보였다.

"잘생기지도, 노래를 뛰어나게 잘한다고도 생각하지 않거든요. 성격상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하는 편인데, 그런 점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화제가 됐던 '섹션TV연예통신' 리포터 생활도 실은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 했던 거예요. 쉽게 다가갔던 것은 아니죠."

"생방송 울렁증으로 고생했다"는 에릭남은 리포터 활동의 뒷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냈다.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탓에 선배들에게 혼나야 했던 일화도 길었다. 방송 중 프롬프트에서 나오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라 헤매야 했던 기억, '스캔들'이라는 한국적 의미를 곡해해 생각지도 못한 열애설이 불거졌던 것 등, 방송 이면의 이야기는 참 길었다.

"가수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지금은 그만뒀지만 인터뷰하는 건 참 재미있었어요. 지금 '우우'를 홍보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오히려 제가 질문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웃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죠.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힘든 분도 있지만 반대로 에너지를 듬뿍 받기도 하거든요. 인터뷰어로서 방송할 때나, 지금 이렇게 인터뷰이로 있을때나, 원칙이 있다면 기분 좋고 즐겁게 하자는 것이에요. 솔직히 인터뷰 하다보면 관심 없는 분을 만날 때도 있잖아요. 하지만 마음을 열고 친구처럼 다가가면 모두 매력이 있더라고요. 연예인도 어쨌든 사람이잖아요."

글로벌 스타들과의 인터뷰였지만 에릭남은 친구처럼 다가가려 노력했다. 영어가 가능한 것은 어쨌든 그의 큰 무기였다. "통역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 어쨌든 불편하고, 감정 전달도 안 되잖아요. 저의 경우에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니 마음을 좀 더 쉽게 여는 것 같기도 했어요."

준비는 철저했다. 스타의 이전 인터뷰를 찾아보며 변화에 주목했고, 관심사항이나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미리 준비해서 선물하기도 했다. 씹는 걸 좋아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에릭남의 오징어포에 마음을 뺏긴 것은 유명하다.

"'인터뷰 스킬'을 알려달라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스킬은 아닌 것 같아요. 그것보다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자세가 중요하죠. 순발력은 키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심은 다르잖아요. 제이미 폭스의 경우 5분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분이 워낙 친절한 터라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죠."

리포터 생활을 그만둔 터라, 에릭남이 해외 아티스트와 마주한 모습은 아쉽게도 이제 보기 힘들다. 대신 팬들을 만난다. 평소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 중이라는 그는 "아직 인기가 대단(?)한 것 같지 않아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적다"고 아쉬워했다. "오그라들긴 해도, 늘 찾아와주는 팬들을 만나면 하트도 보내요. 저절로 웃음이 나기도 하죠. 좀 더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신곡 '우우' 활동을 시작한 에릭남은 음악방송 위주로 활동을 벌이다 내달 17일 예정된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그는 "그동안 발표한 곡들과 좋아하는 곡을 커버해 선보일 예정"이라 밝혔다. "음악은 즐겨야 하니까, 부르면서 행복해지는 곡들로 채울 거예요. 억지로 노래하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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