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베드신 소화한 신예 조보아
와신상담 끝에 연기력 논란 벗어
반대하던 부모님도 이젠 든든한 후원자

배우 조보아가 10일 오후 스포츠한국을 찾아 영화 '가시'(김태균 감독)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가시'는 평범한 일상을 살던 남자에게 찾아온 겁없는 소녀 그리고 사랑이라는 잔혹한 집착이 불러온 파멸을 그린 서스펜스 멜로다. 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 영화 '가시'(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비, 뱅가드스튜디오)의 원제는 '딸기우유'였다. 학교 체육선생(장혁)과 제자의 위험한 감정과 이에 따른 파국을 담은 이 작품은 위험한 내용만큼이나 아찔한 베드신이 인상적이다. 특히 상대배우 장혁과 15살이나 어린 조보아의 부담이 컸다. 91년생인 그는 250:1의 막강한 경쟁률을 뚫고 김태균 감독의 눈에 띈 행운아이자 도전자다.

영화 개봉과 같이 배우 조보아가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았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큰 눈, 조막만 한 얼굴에 걸그룹 f(x)의 설리를 닮아 '까만 설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시원시원한 몸매로 눈길을 잡았다. 20대의 초반의 싱그러움 속 은근한 관능미가 '가시' 여주인공으로 이끌었으리라.

"까만 피부가 매력이라고들 하는데, 실은 콤플렉스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하얀 피부를 동경하며 '미백'에 집중했죠. 까무잡잡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많이 하얘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아닌가 보네요. 매력을 살리라고요? 그래도 하얀 게 좋은 걸 어떡해요."(웃음)

영화 '가시'에서 조보아는 학교 체육선생님 준기(장혁)를 짝사랑하는 여고생 영은으로 분했다. 장난처럼 다가간 설렘이 파국으로 이어지며 상상도 못 한 결말을 맞는다. 여고생다운 풋풋한 매력과 위험한 관능, 그리고 영화 '미저리' 속 잔혹한 집착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영은을 연기하면서 뜨겁게 사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캐릭터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죠. 욕심이 났어요. 누군가 너무 과하지 않으냐고 묻지만 깊은 사랑에 빠진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에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솔직하게 내뱉는 영은이에게 푹 빠져 지낸 촬영이었어요."

조보아는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 그리고 MBC '마의'를 통해 시청자에 첫 인사 했다. 사실 첫인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특히 '마의'에서 보였던 어색한 연기는 연기력 논란으로 이어지며 곤욕을 치렀다. 신인배우 조보아는 꽤 오랫동안 와신상담해야 했다. 그리고 영화 '가시'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간이었어요. 상처도 있었지만, 좀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죠. 배우로서 살아가는데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20년간 부모님 밑에서 안일하게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죠. 논란 자체는 큰 충격이었지만 저에게 쓴 약이 됐어요. 누군가는 포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냐 묻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좌절했다면 '가시'에 도전하지도 않았겠죠. 오랫동안 갈고 닦았던 배우 조보아를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논란을 거쳐 '가시'의 여주인공으로 우뚝 서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두문불출도 해봤고, '가시' 오디션을 위해 연기연습도 많이 했다. 250:1의 경쟁률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엿볼 수 있는 힌트다.

"제가 250명 중에 제일 잘해서 뽑힌 거로 생각하지 않아요. 저보다 괜찮은 분들이 훨씬 많았을 거예요. 자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진실한 마음으로 간절히 바랬다는 거겠죠. 그 진심을 (김태균 감독이) 봐주셨다고 생각해요. 모자란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귀여워 해주신 게 아닐까요?"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지만 '가시' 속 베드신은 분명 부담이다. 조보아는 "베드신 자체보다 '베드신'이라는 단어 표현이 더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육체적 행위가 아닌 캐릭터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하나의 액션과 리액션으로 받아들였다"는 그는 "부담은 있었어도 감정에 집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장혁 선배와의 호흡도 다른 장면과 달랐어요. 평소 다른 신을 찍을 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베드신이나 스킨쉽이 진한 장면에는 오히려 구체적인 이야기를 안 했죠. 각자의 캐릭터와 주어진 상황에만 집중하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앙상블이 마련됐죠. 합을 맞춘 호흡은 부자연스럽지 않을까요?"

한때 조보아의 연기자 생활을 반대했던 부모님도 이제는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는 "언론시사회를 찾았던 부모님이 개봉과 같이해 영화관에서 또 보셨다"며 "연기한 영은의 감정이 슬퍼 보였다며 칭찬해주셨다. 그 어떤 칭찬보다 기분이 좋더라"고 했다.

"배우 생활은 화려해 보이지만 반대로 굉장히 힘들죠. 그래서 부모님도 반대하셨었고요. 하지만 '가시'를 보시고 난 후에는 제 기사도 챙겨주시고 연기도 모니터링 해주시는 걸요. 이제는 둘도 없는 후원자시죠.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관객, 시청자 여러분에게도 멋진 연기 보여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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