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윤지기자]일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한다. 노력의 시간이 쌓여 성공을 부른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스타들 역시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았다. 부단한 단련의 날들이 그들을 만들었다. 배우 성동일의 시간을 돌이켜봤다.

▲1998년 11월 9일 - 드라마 ‘은실이’ 첫 방송

배우 성동일은 19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1998년 SBS 드라마 ‘은실이’에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빨간양말’ 양정팔 역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무명에서 벗어났다. ‘빨간양말’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이후 꾸준히 활동했지만, 기존 코믹한 이미지에 머무르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성동일의 재발견은 KBS 2TV 드라마 ‘추노’(2010)였다. 그는 극 중 추노꾼 천지호 역을 맡았다. 누런 치아, 떡 진 머리 등 외양부터 남다른 천지호는 세상에 대한 애증을 “나 천지호야”라는 허세 아닌 허세로 버텨나가던 사내였다. 세상과 작별을 고하는 방식도 강렬했다. 대길(장혁)을 향하던 화살을 맞은 그는 저승사자에게 건네는 노잣돈인 엽전을 입에 스스로 넣었고, 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3년 1월 5일 -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 첫 방송

입담이 좋은 그는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는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아빠어디가)는 조금 달랐다. 그의 예능감은 물론 인간적인 면까지 함께 보여준 기회였다. 방송 초반 아들 준이와 어색한 관계는 육아에 서툰 아빠의 모습 그대로였고, 이후 다정한 부자(父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드라마 보다 더한 감동을 전했다. 다섯 아빠 중 맏형으로 때론 악역을 자처했고, 김성주의 아들 민국과 남다른 ‘케미’(조화)를 보여줬다.

성동일은 ‘어마무시한’ 존재감은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갑동이’(극본 권음미ㆍ연출 조수원)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호환마마’로 불리는 형사과장 양철곤 역을 맡았다. 미해결 사건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로, 그동안 그가 보여준 친근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성동일의 탁월함은 여기에 있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팬들은 외친다. “갓동일(God+성동일)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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