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과 준형의 집은 특별하다. 구조적으로도 특이하지만, 상징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남자 선재(유아인)와 혜원이 초반 서로에 대한 감정을 키워나가는 장소이며, 이후 혜원의 외도를 눈치챈 준형과 혜원의 불안한 동거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사랑, 질투와 감시 등 다양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친다.
해당 집이 등장하는 장면은 남양주에 위치한 세트장에서 촬영한다. 세트 특유의 인위적인 느낌이 나지 않아 일부 시청자들은 진짜 집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보통 세트에서는 볼 수 없는 천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철호 미술감독은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촬영하는 데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사실감을 포함해 조명과 앵글 등의 이유로 실제 집의 내부처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 집과는 다르다. 여닫이 문이 거의 없다. 대신 벽이 문처럼 움직인다. 벽 하나를 두고 벌어지는 은밀한 상황들을 극적으로 담기 위해서다. 계단 역시 위치와 시선에 따라 상대를 엿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집안 곳곳의 요소들을 통해 '이면'이란 것을 보여주자고 한다"며 "해당 공간을 통해 시청자들이 '밀회'를 좀 더 입체적으로 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로부터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는 혜원의 집이지만, 의외로 비싼 소품은 없다. 제작비와 협찬 등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등과 액자 등 몇 가지 소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빌트인으로 만들어졌다. "인물의 실루엣이 잘 드러날 수 있게끔 가구도 많이 놓지 않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밀회'는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 4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