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과 출연진 각각의 인연으로 참여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20일 개봉된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제작 영화사 수박, 이하 찌라시). 김강우 정진영 고창석 박성웅으로 이어지는 주연 라인업에 안성기 박원상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찌라시'는 수컷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만큼이나 제작진과 출연진의 의리가 돋보이는 영화다.

먼저 극중 찌라시 제작업자 박사장 역을 맡은 정진영은 '찌라시'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가장 먼저 출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 영화의 제작사가 만든 전작인 '이태원 살인사건'과 '특수본'에 잇따라 출연했던 인연으로 주저없이 제작사의 부름에 응했다.

초고를 받은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캐릭터에 다소 변화가 생겼지만 정진영은 약속대로 출연했고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쳤다. 그는 "이 바닥에서 뜻과 정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사람이 준비하는 작품이라면 기다릴 때 기다려주는 것이 맞지 않나? 물론 일도 중요하지만 일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광식 감독의 삼고초려 끝에 주연을 맡은 김강우는 극중 자신을 괴롭히는 해결사 차성주 역을 맡은 박성웅을 직접 캐스팅했다. 시나리오를 읽은 후 박성웅과 잘 어울리는 배역이라 판단한 김강우는 영화 '사이코메트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성웅을 술자리까지 불러내 설득하는 열정을 보였다. 평소 김강우가 남들에게 쉽사리 부탁을 하지 않는 성격 임을 잘 아는 박성웅 역시 의리를 지켰다.

박원상과 고창석 역시 '실리'보다 '명분'을 먼저 택했다. 특별출연 형식으로 참여한 박원상은 김광식 감독과 인연이 있다. 그는 김광식 감독의 데뷔작이었던 '내 깡패 같은 애인'에 출연했었다, 고창석은 정진영과 함께 '이태원 살인사건'에 출연해 제작사와 한차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충무로의 대선배인 안성기는 극중 스캔들에 휘말리는 국회의원 역을 맡아 '찌라시'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출연 분량은 얼마 되지 않지만 안성기는 김광식 감독의 진심어린 부탁을 받고 기꺼이 출연에 응했다. 덕분에 영화 '부러지 화살'의 콤비였던 안성기-박원상이 '찌라시'에서 재회하게 됐다.

'찌라시'의 관계자는 "남자 배우들 위주 영화라 촬영 현장이 다소 삭막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격 좋기로 유명한 정진영을 필두로 남자들의 의리와 정이 유독 빛났다. 촬영 현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영화의 완성도도 높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찌라시'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 때문에 목숨까지 잃게 된 여배우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매니저 우곤(김강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소재가 무겁게 느껴지지만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매력이 살아 넘치는 '찌라시'는 사회고발 영화가 아니라 '잘 만든 오락영화'에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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