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
아침 드라마의 여왕이 새롭게 탄생했다. 배우 박시은이다. 그는 MBC 아침드라마 '내 손을 잡아'(극본 홍승희, 연출 최은경), 전작인 '사랑했나봐'(2013)를 성공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 '내 손을 잡아'는 최근 연수(박시은)의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되면서 제2막을 열었다. "뇌수술을 하고 온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똑똑해진" 연수는 복수의 대상인 신희(배그린)를 옭아매기 시작한다. 더 이상 당하기만 하던 연수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이다.

"'다크 연수'가 됐어요. 톤을 잡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기존 연수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비열해 보이지 않아야 하잖아요. 내심 더 통쾌하게 하게 '지르고' 싶은데 자제하고 있어요. 외적인 스타일도 달라져 새 드라마를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그는 연수를 불쌍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연수는 가족의 복수를 갚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했다. "상처 입을 것을 알면서도 승패를 알 수 없는 전쟁에 뛰어들었고, 눈 앞에 있는 사랑을 선택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비운의 여인을 연기하는 박시은도 고되긴 마찬가지였다. 처음으로 링거를 맞았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돌과 계란을 수 차례 맞았다. 타박상은 기본이었다. 머리를 겨냥한 계란이 오른 눈에 정통으로 날아와 병원을 찾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계란 한 판은 맞았다"며 "계란에 구멍을 뚫어봐도 맞으면 아프더라. 욱할 뻔 했다"고 웃었다.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
보람은 있었다. 연수란 인물을 통해 선과 악, 극한의 감정을 넘나든 것. 배우로서 한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면모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극적인 상황에서 감정이 더욱 잘 살아난다"는 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다룬 초반부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 부모님을 떠올리며 울컥울컥 했다고 한다.

함께 출연 중인 실제 연인 진태현은 큰 힘이 됐다. 박시은은 "애교도, 장난도 많다"고 남자친구에 대해 설명했다. 진태현의 '창의적 장난'이 촬영 현장을 유쾌하게 만든다고 했다. "덩달아 저 역시 웃을 일이 생긴다"고 말하는 박시은의 얼굴엔 진태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묻어났다. 향후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잘 만나다 보면 언젠가 좋은 결실이 있을까 싶다"고 아리송한 답을 내놨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인 그다. 인생의 절반을 연예계에서 보냈다. 드라마 시트콤 예능 연극 라디오 등을 거치며, 부침이 심한 연예계를 버텨왔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적도 분명 있었다"는 그는 "수 차례 참았다. 그러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방향성을 물으니 '함께'라고 했다.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기며 조급한 마음이 조금씩 사라졌다고 했다.

"연예인들은 때론 일과 인기에만 매달려요. 무엇 하나만 바라보면 마음이 급해지죠. 조금 더 멀리, 넓게 보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인생엔 일도, 사랑도, 친구도, 취미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균형을 잘 아우르면 풍성한 삶이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 뒤엔 감춰진 강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스스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침드라마를 하면서 나에게 없었던 부분들을 채우고 있다"는 그는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
"라디오DJ를 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소개한 적 있어요. 대부분 50,60대에 성공하신 분들이었어요. 죽기 전까지 뭐든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도전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건 없어요. 저 또한 그래요. 폭탄 머리도 좋고, 엉뚱한 캐릭터도 좋아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아직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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