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해를 빛낼 새뚝이 네번째, 유연석

2014년이 밝았다. 스포츠한국은 '청마해'라 불리는 갑오년 한 해 동안 연예계를 마음껏 활보하며 빛낼 스타들을 짚어봤다. 신인도 좋고, 기성도 좋다. 2014년 새해 연예계에서 우뚝 설 이들을 우리는 '새뚝이'라 이름 붙였다.

[유연석 SWOT 키워드]

S(strength)-발군의 연기력, 군필

W(weakness)-서브 주연

O(opportunity)- '응사'의 후광

T(threat)- 영화 개봉까지의 공백

시작은 창대했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주인공 이우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유연석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워낙 첫 술이 컸던 탓일까. 이후 유연석은 꽤 긴 무명의 시간을 보냈다. '올드보이'의 '그 아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유연석을 곧바로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무명의 시간을 유연석은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연기를 전공하며 바닥부터 다시 실력을 다진 유연석은 2012년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영화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의 잇단 성공으로 그는 매력적인 악인이 됐다. 주인공 곁에 있는 '부럽지만 얄미운' 남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꿈틀대던 유연석의 아우라는 지난해부터 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한층 극대화된 악인의 면모를 선보인 유연석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꽃을 피웠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칠봉이의 인기를 스스로 일궜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에서 여주인공 나정(고아라)의 짝은 처음부터 쓰레기(정우)였다. 하지만 마지막회가 방송될 때까지 칠봉이는 나정의 유력한 신랑감이었다. 쓰레기와 칠봉이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반응이었다. 많은 대중은 나정이가 칠봉이를 선택하길 바랐다.

tvN의 한 관계자는 "시작 단계에서는 정우의 비중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연석의 인기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칠봉이의 분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유연석이라는 배우가 스스로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했다.

유연석은 올 상반기 세 편의 영화를 촬영한다. '제보자'를 시작으로 배우 임수정과 호흡을 맞추는 '은밀한 유혹'과 배우 한석규 고수 등이 출연하는 '상의원'에 잇따라 캐스팅됐다. 드라마에서 그를 보기 원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올드보이'로 시작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간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연석을 가리켜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되는 배우"라 말한다. 연기력이 동급 최강이기 때문이다. 이제 갓 30대에 접어든 유연석은 향후 충무로를 이끌어갈 '30대 기수'로 손꼽히고 있다.

군필자라는 것도 호재다. 20대 초반이던 2005년 공군으로 입대했던 유연석은 2007년 일찌감치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한창 주가를 올리는 시기에 군입대해야 하는 다른 남자 배우와 달리 유연석은 이제 날개를 달았고, 거칠 것이 없다.

유연석이 벗어 던져야 할 짐이 하나 더 있다. '서브 주연'이라는 수식어다. 공동 주연 시대에 '메인'과 '서브'의 구분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단독 주연으로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것은 유연석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차기작인 '제보자'가 개봉될 때까지 유연석이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의 후광이 최고조인 시기에 차기작을 선보일 수 없다는 것은 분명 대중들이 아쉬워할 대목이다.

하지만 당분간 유연석의 모습은 TV에서 꾸준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7개의 CF를 계약했고 광고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응답하라 1994'의 최고 수혜자다운 행보다. 다소간의 공백기는 오히려 유연석이라는 배우에 대한 목마름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2014년 하반기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일 유연석, 그는 분명 청마해에 가장 멀고 높게 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배우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