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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배우 최지우.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를 마친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배우 최지우와 마주했다. “아직 덜 쉬었다”는 그에게서는 4개월 가량 쉼표 없이 달려온 주연 배우의 고단함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극중 박복녀의 무표정을 걷어내고 이제서야 최지우다운 웃음을 짓는 그에게서는 작품을 잘 끝냈다는 안도감과 만족감이 묻어났다.

‘수상한 가정부’를 한다 했을 때 주변의 우려는 많았다. ‘멜로의 여왕’에게서 멜로를 지우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생소한 최지우의 모습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여줄 지도 미지수였다.

정작 “나는 별로 걱정 안 했다”고 말하는 최지우는 분명 ‘수상한 가정부’을 마친 지금, ‘성공’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렇게 배우로서 또 한번 성장했다.

▲도무지 감정 변화가 없는 캐릭터로 다양한 연기를 소화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맞다. 처음에는 복녀의 캐릭터를 잡는 게 많이 힘들었다. 어미 처리나 대사톤도 여러가지 버전으로 연습해 감독님과 상의했다. 한 번 캐릭터가 잡히고 나면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 복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중요했다.

  •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배우 최지우.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마지막 장면에서 유일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연기도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쉽지 않았을 텐데.=오히려 쉬웠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촬영하며 정이 들었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슴으로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만 하면 됐다. 오히려 상대방을 지켜보며 무표정하거나 의뭉스러운 표정을 짓는 게 더 힘들었다.

▲일본 원작 속 캐릭터가 워낙 강했다.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나.=특별히 신경쓰진 않았다. 원작이 어떤 느낌을 가진 작품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상한 가정부’의 박복녀는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된 인물이다. 그에 맞게 연기하는 게 더 중요했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에 이어 일본 원작 드라마 중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이 있었다.=그래서인지 초반에는 식상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직장의 신’과 ‘여왕의 교실’을 다 챙겨보진 않았지만 어떤 캐릭터였는지 알고 시작했다. 하지마 각자가 가진 캐릭터의 차별점과 신선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우려도 조금씩 줄어든 것 같다.

▲모자와 패딩, ‘복녀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촬영 내내 단벌이었던 건가.=물론 단벌은 아니다. 같은 패딩이 대 여섯 벌 있었다. 대역하는 분들도 입어야 했기 때문에 의상팀에서 넉넉하게 만들어놨다. 촬영 초반에는 오리털이 적은 패딩이었는데 막바지에는 날씨가 추워져 오리털을 더 많은 넣은 패딩을 입었다. 같은 모자를 썼어도 매번 느낌은 달리 했다. 어느 정도 눌러 쓰고 올리냐에 따라 디테일한 부분이 달라졌다. 사실 모자를 쓰는 건 여배우에게 손해다. 조명을 받지 못해 그늘이 지니까 피곤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더라.

▲대사 분량이 엄청나더라. 외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박복녀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10부 장면에서 혼자서 10페이지가 넘는 대사를 말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 때 다른 배우들은 다 자고 나 혼자 연기했다. 정작 나는 외워야 하는 대사량 때문에 쉬는 시간에도 쉴 수가 없었다. 토씨 하나 틀리면 안 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연습의 반복이었다.

▲아이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긴 어땠나.=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 좋았다. 하지만 애들은 어른과 달리 잠과의 싸움이 큰 숙제였다. 세트 촬영은 대부분 밤에 이뤄지는데 아이들은 잠을 이기기 힘들어 했다. 한번 잠들면 쉽게 깨질 못하기 때문에 많이 챙겨줘야 했다.

▲아이들과 함께 촬영하며 결혼 생각도 해봤을 것 같다.=극중 해결이 같은 예쁜 딸을 키우면 좋을 것 같다. 결혼은 언젠가 때가 되면 할 것 같다. 조금 늦었나? 하하. 결혼 때문에 안달하며 현재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화려한 싱글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20대 때 느끼지 못하던 것들을 지금은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우선은 작품이 끝났으니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힘든 작품이었는데 여러모로 칭찬을 받았다. 축하한다.=(웃으며)난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전작이 워낙 도회적인 느낌이 강해서 이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잘 마친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 솔직히 함께 출연한 김해숙 선생님과 이성재에게 ‘내가 잘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자신감이 없어지려 할 때마다 그 분들이 옆에서 힘을 주셨다. 이성재는 내게 ‘네가 언제까지 멜로할 거야’라고 농담을 건네더라.

▲이제 ‘멜로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은 떼는 건가.=아니다. 왜 떼고 싶겠나. 그런 타이틀은 기분좋은 거 아닌가? 멜로도 여러 종류가 있다. 과거 출연한 ‘천국의 계단’은 첫 사랑을 다룬 순수한 멜로였다. 이제는 어른들의 멜로를 해보고 싶다. 처절한 것도 좋다.

▲또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나.=‘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하나의 틀을 깼기 때문에 또 다른 도전도 가능할 것 같다.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는 사극은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하지만 액션은 아닌 것 같다. 워낙 몸치여서.(웃음)

▲최지우의 연기인생에서 ‘수상한 가정부’는 어떤 의미를 갖는 작품인가.=뭔가 넓어진 기분이다.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을 봤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는 기대와 불안함이 동시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무사히 마쳤을 때 성취감은 크다. 지금은 그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시청률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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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3/12/04 10:01:00   수정시간 : 2013/12/04 10: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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