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윤미래 부른 '주군의 태양' 수록곡 '터치 러브' 2주째 1위
대형 팀 발목 잡는 복병… 소리 없는 반란 이어가

OST가 차트를 강하게 뒤흔들고 있다.

8월28일 공개된 SBS 수목미니시리즈‘주군의 태양’OST 수록곡인 t윤미래의 ‘터치 러브’가 대표적이다. 여느 OST곡과 같이 별다른 홍보 활동 없이 각종 2주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4년1개월 만에 솔로 신곡을 발표한 지드래곤의 신곡이 파격적인 콘셉트와 변칙적인 음원 공개 전략에도 1위에 오르지 못할 정도다.

기대를 품고 컴백한 대형 팀들이 뜻하지 않은 OST로 인해 1위에 오르지 못한 사례는 이전에도 발견된다. OST라고 얕보다 OMG를 외치게 되는 꼴이다. 2011년 1월 KBS 2TV‘드림하이’OST 수록곡인 아이유의 ‘섬데이’는 1개월 가까이 순위가 상승을 거듭하더니 시크릿 승리 등의 1위 등극을 방해(?)했다. 해를 넘겨 2012년 1월 MBC‘해를 품은 달’OST 수록곡 린의 ‘시간을 거슬러’도 마찬가지. 드라마의 인기와 맞물리며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러비더비’로 1위를 노리던 티아라가 마른 침만 삼키게 했다.

OST가 보여주는 강세에는 특징도 있다. 우선 드라마의 인기와 상관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해를 품은 달’‘시크릿 가든’‘드림하이’등 높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의 OST의 인기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소녀시대 태연이 부른‘만약에’는 노래가 삽입된 드라마‘쾌도 홍길동’보다 훨씬 유명세를 누리는 반전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성 솔로 가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점도 인상적이다. 영상 및 스토리와 어울리는 음색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강렬한 비트와 개성 짙은 음색의 노래가 드라마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튀지 않고 차분하게 영상에 몰입하게 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라마의 감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여성 보컬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룹은 존재를 찾기 어렵고 남성 솔로가 간혹 메가 히트곡을 뽑아내기도 하지만 대세는 여성 솔로다.

계보를 따져보면 이는 확연하게 알 수 있다. t윤미래가 ‘터치 러브’로 최근 건재함을 드러냈고 ‘눈꽃’‘죽어도 사랑해’의 거미ㆍ‘섬데이’‘내 손을 잡아’의 아이유ㆍ‘잊지말아요’‘그 여자’의 백지영 등이 OST 제작사의 러브콜을 단골로 받는다. 물론 여성 솔로의 입장에서도 아이돌 편향적인 최근 가요계 흐름에서 노래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OST를 노래의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단편적인 기획으로 반짝 수익을 보려는 분위기도 최근 개선됐다. 드라마의 부가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OST 전문 제작사가 늘어났고 음악 감독의 수준도 향상 됐기 때문이다. 더 이상 저비용 고효율의 도박을 노리지 않는다.

한 OST제작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퀄리티로는 아무리 유명한 가수가 불러도 화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여느 가수의 정규 앨범 못지 않게 OST에 들이는 시간과 공이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것이 최근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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