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보다 롱~런! 1세대 아이돌의 생존방식

예능프로로… 앨범 프로듀서로…
후배들과 경쟁하며 멘토 역할도
가요계 '또다른 축' 성장 가능성 높아

유진
1등보다 어려운 것이 롱런이라고 했다. 순간 강렬한 빛을 내기보다 같은 자리에서 오랫동안 빛을 내기란 힘든 법이다. 1990년대 후반 데뷔해 가요계를 수놓던 1세대 아이돌의 주역들이 연예계 전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전히 현역으로 후배들과 경쟁을 펼치는가 하면 후배 가수들의 멘토를 자청하기도 한다. 드라마ㆍ영화ㆍ뮤지컬ㆍ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범위를 넓히기도 한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1세대 아이돌의 달라진 생존방식을 짚었다.

▲20년차 바라보는 우리는 현역

1996년9월6일 데뷔한 H.O.T를 시작으로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god 등 1세대 아이돌은 이제 데뷔 20주년을 바라본다. 팀을 유지 중인 신화는 물론이고 따로 또 같이 전성기 못지않은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은 이제 연예계 중추로 성장했다. 이들 팀의 리더만 살펴봐도 여전한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다. H.O.T와 젝스키스 리더였던 문희준과 은지원은 토니 안ㆍ대니 안ㆍ천명훈 등과 함께 Q채널'20세기 미소년'에서 일명 '핫젝갓알지'로 의기투합해 KBS 2TV'불후의 명곡'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왕년의 명성을 재현하고 있다. 5집'모노크롬'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핑클의 이효리는 최근 후배 스피카의 새 앨범 프로듀서로 나서 활동 노하우를 전수하며 팀을 리빌딩시켰다. S.E.S의 유진은 배우로 활동하면서 최근에는 온스타일'겟잇뷰티'를 진행하며 '뷰티멘토'로 등극한 모습이다.

▲경험은 나의 힘! 우리는 다르다

이들은 나이가 들고 활동 연수가 찰수록 노출이 줄어들고 관심에서 사라지던 연예계의 오랜 분위기를 거부하고 있다. 세월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의 매력을 찾아가며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이다. 신비주의의 상징처럼 보였던 강타가 MBC'나혼자 산다'에서 털털한 모습을 보여주고 Mnet'보이스 코리아'에선 부드럽고 따뜻한 코치로 등장하는 것이 좋은 예다.

일각에서는 1세대 아이돌에게는 독특한 DNA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 10대 후반에 데뷔한 이들은 연예계의 산업화가 한창 진행된 2000년대 초반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경험을 쌓았다. 전문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면서 관리의 중요성을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깨달았다. 초기 한류열풍의 주역이었고 후배들의 K-POP붐을 지켜보며 해외시장의 중요성도 확인했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팀 활동 이외에 스스로의 연예계 활동 중ㆍ후반부를 계획할 안목도 생겼다.

1세대 아이돌의 한 측근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팽창으로 가수만 고집하기보다 드라마ㆍ영화ㆍ뮤지컬 등으로 눈을 돌려 적응력과 자생력을 키운 것도 1세대 아이돌에게 발견되는 공통분모다. 한마디로 좋은 시기를 잘 누리면서 잘 배운 산업의 총아들이다"고 말했다.

▲내일이 기대되는 맏이들!

1세대 아이돌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오늘보다 내일에 맞춰져 있다. 이들의 역할에 따라 가요계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후배들과 경쟁하며 귀감이 되고 있는 신화를 비롯해 일찌감치 예능프로그램에서 적응력을 키우며 후배 아이돌의 판로를 개척한 은지원의 존재감은 절대 가볍지 않다. 배우로 자리를 잡고 있는 김동완과 뮤지컬로 전성기를 다시 연 옥주현도 마찬가지. 존재만으로도 후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타
무엇보다 기대가 되는 이들은 본업인 음악적 멘토를 자청한 이들이다. 프로듀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효리 강타 토니 안 등이 그 주역이다. 가수로 쌓은 활동 노하우와 주변 인맥을 십분 활용해 신인 혹은 후배들을 인큐베이팅 하며 기회를 주는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ㆍ양현석ㆍ박진영 등을 잇는 '스타 제작자'이자 '스타 프로듀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기존 제작자와 선배 프로듀서와는 다른 안목과 시각으로 후배들을 평가하고 훈련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가요계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핫젝갓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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