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가왕''넥스트 신화''효리키즈'
후배에게 비전 보여주는 선배들의 약진

급변하는 연예계,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활동하는 것이 정답일까?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연예계처럼 가슴에 와닿는 분야가 또 있을까? 그런 까닭에 망망대해에 한줄기 등대 빛과 같은 선배의 조언과 허허벌판에 또렷하게 자리를 지키는 북극성과 같은 어른의 모범이 어느 분야보다 절실하다.

다른 분야와 달리 가요계는 2013년을 맞아 상황이 호전됐다. 어른들이 대거 복귀했고 후배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중견 가수들에게 힘을 북돋은 ‘가왕’ 조용필이 북극성이었다면 후배 아이돌에게 귀감으로 남은 이효리와 신화는 등대와 같았다. 멘토가 있어 즐거운 2013년 가요계의 오늘을 짚었다.

▲‘가왕’에게 물어봐!

조용필의 컴백은 2013년 가요계의 판을 뒤집은 일대 사건이다. 10년 만의 새 앨범 ‘헬로’는 발매 7주차에도 각종 차트 1위에 올랐다. 선공개된 ‘바운스’와 타이틀곡‘헬로’는 공개와 함께 아이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음원차트 1위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차트에서도 20여 년 만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63세의 거장이 몸소 보여준 건재함에 중진들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고 초심으로 돌아가 완벽을 기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특히 ‘가왕’의 직계임을 경쟁하듯 강조하는 이승철 신승훈 등은 마음이 조급해질 만하다. 데뷔 28주년을 맞아 11집 발표와 전국투어를 계획 중인 이승철은 앨범 완성도를 위해 후반 작업을 다시 하고 있으며 10집 이후 연작시리즈를 내며 숨고르기를 했던 신승훈도 ‘가왕’의 선전에 고무돼 앨범 준비에 돌입했다.

한 관계자는 “경력 20년 이상의 가수들이 조용필에게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면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현역의 의미를 되새겼고 노래의 힘으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효리키즈’가 자란다!

3년 만에 5집‘모노크롬’으로 컴백한 이효리에 대한 후배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효리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다. 1세대 아이돌 핑클 출신인 그는 2003년 솔로로 홀로서기해서 독보적인 아우라를 자랑하며 섹시퀸으로 10년간 군림했다. 최근 선보인 5집에서 자작곡‘미스코리아’를 선공개로 내세울 정도로 음악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타이틀곡‘배드걸스’는 농익은 그만의 섹시 카리스마로 무대를 지배했다. 동물보호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만의 행보다.

2000년대 후반 쏟아진 걸그룹의 멤버들은 이효리를 보며 무대의 꿈을 키웠다. 데뷔 후에는 솔로 이효리의 길을 걷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SBS‘땡큐’에 출연한 원더걸스 예은이 함께 출연한 이효리를 가리켜 후배 걸그룹 멤버들의 ‘레전드’라고 칭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무대 위 카리스마로 자칫 다가가기 어렵게 보였던 이효리를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후배들도 그의 대기실을 찾아 낯을 익히며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애정공세를 펼치는 점은 최근 달라진 대목이다. 낯가림이 심해 표현이 부족했던 이효리도 최근 5집의 성공과 함께 후배들과의 교류에 열린 마음으로 응한다는 후문이다.

▲‘넥스트’신화 누가 될까?

15년차에 접어든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를 보는 후배들의 마음가짐도 예전과 다르다. 11집‘더 클래식’이 앨범 차트 1위에 올랐고 타이틀곡‘디스 러브’는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며 멤버 간의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는 것은 이들만이 가진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데뷔 초반 여느 그룹 못지 않게 튀는 개성으로 불협화음이 많았던 이들이라 최근의 모습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들의 모습을 가장 주의깊게 보는 것은 후배 그룹이다. 멤버의 이탈 없이 팀을 유지하며 활발하게 개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었고 여기에 후배와의 경쟁에도 뒤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마저 확인시켰다. 반대로 이들은 팀의 해체 혹은 멤버의 이탈은 곧 팀 전체에 손실임을 경고하는 산 증인이기도 하다.

한 아이돌 그룹 멤버는 “활동을 이어가다 보면 멤버 간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신화 선배들을 보면서 팀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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