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과 여왕의 부활, 그리고… 새로운 신화가 시작된다
조용필·이효리·신화 등 CD세대 가수들의 화려한 귀환 힘입어 앨범시장도 다시 활기
샤이니·인피니트 등 굳건한 팬덤 보유한 남성 그룹도 앨범판매량 증가 일등공신

조용필
죽은 줄 알았던 앨범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 불씨를 되살린 것은 CD를 통해 팬들을 만나던 기성 가수들의 약진이었다. '가왕' 조용필의 경이적인 행보와 '섹시퀸' 이효리의 화려환 귀환, 여기에 '최장수 그룹'신화의 건재함까지 더해졌다. 대형서점의 음반매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판매량을 집계하는 차트가 뜨겁다. 싱글이 아닌 앨범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했다.

23일까지 앨범집계사이트 한터정보시스템의 한터어워드 가수차트에 따르면 1위 샤이니부터 5위 조용필까지 판매량을 합하면 83만 장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차트 상위 5위권의 판매량을 더한 126만장의 65%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상위 5위권을 차지한 슈퍼주니어 빅뱅 동방신기 인피니트 비스트 등이 대표적인 남자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조용필과 소녀시대가 가세했고 샤이니와 인피니트의 약진이 뚜렷한 올해의 증가세는 놀랍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새로운 시장의 부활인지 분석에 분주한 업계의 분위기를 짚어봤다.

▲ 거칠 것이 없다! 가왕의 경이적 행보

4월23일 발매된 조용필의 19집은 시장 자체를 뒤흔들었다. 12만9,000장(이하 한터 기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샤이니의 3-1집(14만9,000장)을 바짝 뒤좇고 있다.

63세의 나이와 45년의 활동 경력, 10년의 공백기를 감안하면 대단함을 넘어 경이적인 기록이다. 발매일 앨범을 사기 위해 모여든 중년 팬들이 서울 대형서점 매장에서 100미터 이상의 줄을 형성한 것은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정도다. 음악 시장과 거리를 두던 50대 이상의 팬들의 지갑을 열며 국내 사라졌던 컨템퍼러리 장르를 구축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효리
간과할 수 없는 점은 그의 행보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31일 전국투어 서울 공연이 시작되면 다시 한번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며 앨범 판매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고 판매량에 오를 수 있을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중진의 힘! 듣는 재미의 발견

데뷔 15주년을 맞은 신화의 선택도 정규 앨범이었다. 11집'더 클래식'은 후배 그룹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타이틀곡'디스 러브'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10개 트랙에 담아낸 이들은 20일 한터정보시스템 주간차트 1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확인했다. 일본 타워레코드의 일간차트 종합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원조 한류그룹의 위엄을 보였다.

동 시대 활동을 시작한 이효리의 등장도 반갑다. 5집 '모노크롬'은 16개 트랙을 자랑한다. 댄스와 발라드는 기본이다. 컨트리ㆍ재즈ㆍ로큰롤 등 생소한 느낌의 노래들로 골라 듣는 재미를 팬들에게 안겼다.

신화와 이효리는 앨범은 곧 팬서비스라는 기본 원칙에서 출발한다. 10트랙 이상의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앨범을 오랜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다. 특별판을 따로 제작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의 활약으로 30대 이상이 구매층으로 잔류하는 것도 시장으로선 긍정적이다.

신화
▲ 팬심의 바로미터? 공연 시장의 활력소 기대!

음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싱글 발매가 일반화 된 최근 추세에도 앨범시장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앨범 이터'로 통하는 남성 그룹 덕분이다. 샤이니는 3-1집과 3-2집을 모두 톱5에 올려놨고 인피니트는 유닛인 인피니트H와 솔로 김성규의 앨범을 합하면 실질적 최고 판매량을 자랑한다. 이들에게 있어 앨범 판매량은 팬심의 바로미터로 읽힌다. 얼마나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곧 앨범 판매량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조용필 이효리 신화 등 중진의 등장은 여기에 새로운 의미를 추가한다. 싱글이 아니라 앨범을 발매한다는 것은 오랜 제작기간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보다 오랜 활동 기간을 담보해야 하고 방송 출연 외 다양한 판로를 통해 팬들을 만나야 한다. 앨범 시장의 활성화가 오프라인 공연 무대의 활기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한 관계자는 "다양한 트랙을 담은 앨범의 발표는 공연을 염두에 둔 선택이기도 하다"면서 "음악 시장 전체를 견인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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