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어쿠스틱 열풍
② 스타를 모셔라
③ 캠핑족의 천국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
등 따시고 배 부른 어느 오후. 선선한 바람이 오가는 그늘에 누워 사랑하는 연인 혹은 함께 있으면 즐거운 친구들과의 수다도 잠잠해질 때. 그 정적을 기분 좋게 채울 하나가 있다면 뭘까. 아마 음악일 거다. 이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뮤직페스티벌의 계절이 왔다. 올해는 더욱 뜨거울 뮤직페스티벌의 열기, '대박 훈풍'을 일으킨 원인을 짚었다.

▲어쿠스틱과 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뮤직 페스티벌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콘셉트 안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뮤직 페스티벌은 그 동안 재즈 어쿠스틱 록 힙합 등 특정 장르에 한정된 마니아 팬층의 '욕구분출구'가 되곤 했다.

최근엔 '대중'의 폭으로 뮤직 페스티벌을 즐기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지난해 버스커버스커를 시작으로 로이킴 유승우 홍대광 등 '오디션 스타'들의 어쿠스틱 바람은 물론 서인국 2AM 이효리 서인영 등 듣기 편한 잔잔한 노래가 사랑 받는 요즘 가요계 트렌드 때문에 어쿠스틱 재즈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뿐 아니라 1,2년 사이 YB 자우림 국카스텐 등 밴드들의 활약이 방송에서 두드러졌고 케이블채널 Mnet '밴드의 시대'라는 프로그램까지 론칭된 분위기 역시 록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높였다.

17,18일 서울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3'이나 같은 시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3'이 대표적인 수혜자다.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3'은 자우림 노브레인 델리스파이스 YB 크라잉넛 등 내로라하는 밴드들과 '공연강자' 어반자카파와 '힙합 대세' 버벌진트와 슈프림팀, '신(新) 음원강자' 배치기까지 라인업에 올리며 이미 하루 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의 미카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3'의 한 관계자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나 킹스턴 루디스카와 같은 외국 가수들의 경우 아는 분들이 한정적이다"며 "하지만 음악장르에 대한 호불호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재즈 들으러 가자'는 식의 일반 관객들이 지난해보다 3,4배 늘었다"고 밝혔다.

▲조용필 자미로콰이, 어딜 가도 스타!

8월까지 예고된 다양한 뮤직 페스티벌이 고루 관심을 받고 있는 데는 균형 잡힌 '스타라인업'도 한 몫 했다. 어딜 가나 스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시장 전체적으로 활기를 띠게 한 셈이다.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3'에는 국내 CF배경음악으로 유명세를 탄 미카가 대미를 장식할 스타로 초대됐다. 8월에 관객과 만날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3'에는 조용필과 밴드 위대한 탄생이 기다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 관객들을 모을 '지산 록 밸리 페스티벌'은 지난해 라디오헤드에 이어 올해 자미로콰이를 섭외, 막강 라인업을 구축했다.

반면 지난해 뮤직페스티벌의 강자는 2파전 구도로 좁혀졌었다. 라디오헤드 덕에 그날 하루에만 5만 명의 관객을 모은 '지산 록 밸리 페스티벌 2012'와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가 찾은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 2012'가 그것.

지산 록 페스티벌 자미로콰이
'슈퍼소닉 2013'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뮤직 페스티벌 라인업에 따라 팬들이 반응하는 온도 차가 있었다"며 "같은 페스티벌 내에서도 요일에 따라 달라지는 라인업에 관객 수도 다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엔 전체적으로 각자가 세울 수 있는 페스티벌의 '얼굴'이 생겼고 요일 별 라인업도 균형을 이루게 돼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찰예능의 인기, 캠핑족을 양산하다!

짧으면 이틀 길면 3일까지 이어지는 뮤직 페스티벌. 당일티켓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뮤직 페스티벌의 '꽃'은 캠핑으로 통하곤 했다. 갖은 먹거리와 술도 반입이 가능하고, 라면이나 김치찌개 등 간단한 음식도 조리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24시간 노래가 흘러나오는 페스티벌은 캠핑족에게 그야말로 '천국'이다.

올해는 이런 캠핑족을 집중 공략한 페스티벌도 늘었다. 17,18일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개최되는 '자라섬 리듬 앤 바비큐 페스티벌'과 6월 7,8,9일 남이섬에서 열리는 '레인보우 아일랜드 뮤직 & 캠핑'이 대표적이다. 두 페스티벌 모두 지난해와 달리 각각 '바비큐' '캠핑'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캠핑의 묘미를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를 끌어낸 데는 최근 트렌드가 된 '관찰 예능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로 가족끼리 떠나는 여행이 화제가 됐고 '나 혼자 산다'로 '싱글족'이 즐기는 문화로 단출한 여행상품이 각광 받으며 캠핑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는 것.

'자라섬 리듬 앤 바비큐 페스티벌'의 한 관계자는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힐링' 바람을 타고 거창하지 하지 않은 여행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캠핑이 각광받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캠핑족이 30% 늘었고 '바비큐 존 상품'은 이미 동이 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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