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마지막 방송 마친 뒤 손수건 꺼내 눈물 닦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
"내 선택에 반론 있는 것 안다… 정론 저널리즘 실천하겠다"

냉정하던 그도 울먹이고 말았다. 종합편성채널인 JTBC의 보도총괄사장으로 가는 손석희(57)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10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프로그램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손 교수는 3부 오프닝 멘트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는 심판들이 그에 대한 애정으로 추가시간을 더 부여한다는 '퍼기 타임' 논란이 있었다"며 "나 또한 '시선집중'과 지난 13년을 함께 했다. 이제 나에게 남은 추가시간은 약 40분"이라면서 이날 방송이 마지막 방송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3부를 마친 뒤 클로징멘트에서 손 교수는 전에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30년 동안 일해왔던 문화방송이 이제 새출발을 하려 하고 있다. 오랜 고민 끝에 문화방송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새 술을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 제가 하고 있는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라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것이 제가 지금 이 시점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지난 13년 동안 정말 쉼 없이 새벽을 달려왔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게 하는 것이 저의 평소의 생각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자신의 결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제 선택에는 많은 반론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나름 내가 고민했던 것들을 풀어낼 수 있는 작은 여지라도 남겨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다. 최선을 다해서 제가 믿는 정론의 저널리즘을 내 의지로 한번 실천을 해보고 훗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청취자 여러분 그동안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13년은 저에게 정말 최고의 시간들이었다. 늘 말씀드렸듯이 청취자 여러분은 저의 모든 것이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마이크 앞을 떠나듯이 그렇게 떠나고 싶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다. 안녕히 계시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손수건을 꺼내 눈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교수는 1984년 MBC에 입사했으며, 2000년부터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해왔다. 2006년 프리를 선언한 뒤로는 성신여대 교수를 맡으며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했다. 손 교수는 9일 성신여자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13일부터 JTBC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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