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체를 주도하는 대형 팀은 없다. 차트를 장기집권하는 메가 히트곡도 찾아볼 수 없다.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대형신인의 출현도 아직이다. 그렇다고 가요계 전체가 휴업 중인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신인을 고르고 끌리는 노래를 찾기 위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동분서주하고 있다. 힘의 공백기를 극복하려는 가요계의 움직임을 사칙연산으로 짚어봤다.

▲더해라! 풍성해 질까지

아무리 새롭게 단장해도 자기 목소리만으로 등장하기는 어쩐지 부족한 모양이다.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아 피처링 참여를 유도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피처링은 이제 전략임은 물론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는 차트 상위권을 보면 확인된다.

3일 선공개곡‘어때’를 발표한 힙합듀오 긱스가 좋은 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하림의 하모니카 연주를 얹어 등장과 함께 ‘차트 올킬’을 달성했다.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차트를 농락하는 이들은 지난해 11월에도 씨스타 소유와 함께 발표한 ‘오피셜리 미싱 유 투’로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했고 6개월이 지난 최근에도 30위권에 남았다. 피처링의 공로가 적지 않았다.

이 밖에도 일렉트로보이즈가 나나(오렌지캬라멜)와 함께 부른 ‘마 보이3’를 비롯해 슈프림팀이 크러시의 목소리를 더한 ‘그대로 있어도 돼’, 알리와 씨클라운이 함께 부른 ‘그땐 그랬지’등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빼라! 돋보일 때까지

더하기가 있으면 빼기도 있다. 팀에서 홀로 나와 실력발휘를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노래 한 곡을 홀로 채우며 감춰왔던 매력을 발산하는 경우다. 지난해 인피니트 성규가 평소 천착해 온 록풍의 ‘60초’로 주목을 받은 것이 좋은 예다.

최근에는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홀로 싱글‘트레블러’를 발표했다. 새로운 자아를 찾아 나선다는 뜻의 이번 싱글은 소속사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됐다. 타이틀곡‘없어’는 새롭다 못해 생경한 그의 랩이 담겼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읊조리는 랩은 무대를 뛰어다니며 흥을 더했던 다이나믹듀오 최자에게서 찾을 수 없던 모습이다.

소녀시대의 태연은 SBS 드라마‘그 겨울 바람이 분다’OST ‘그리고 하나’로 명불허전의 감성을 뽐냈다. ‘만약에’‘들리나요’등에 이어 또 하나의 명품OST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OST나 소속사 프로젝트가 언젠가부터 팀에 속한 이들이 음악적 갈증을 풀어내는 통로 구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곱해라! 팀이 흥할 때까지

세포분열이라 불리는 유닛 활동. 이제 팀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가 모두 나선다. 일명 ‘토털플레이’가 시작된 지 오래다. 팀은 하나지만 멤버마다 팀의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배가되는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정규2집 ‘어느 봄날’활동을 마친 2AM. 앨범 활동을 마치자 마자 멤버들이 쪼개져 4개의 2AM이 됐다. 조권과 임슬옹은 KBS 2TV의 월요일부터 목요일 밤 안방극장을 책임진다. 각각 월화미니시리즈‘직장의 신’과 수목미니시리즈‘천명’에 출연 중이다.

정진운은 MBC 예능 프로그램‘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배우 고준희와 가상부부로 출연 중이며 KBS 2TV‘뮤직뱅크’의 진행도 맡았다. 이창민도 뮤지컬‘삼총사’에 출연 중이다. 전 멤버가 솔로 가수 부럽지 않은 활동을 펼치며 팀 활동 기간이 아닌 중에도 팀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2AM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팀을 한두 명의 멤버가 이끌던 시대는 지났다. 멤버가 고루 인지도를 쌓고 성장해야 팀 활동에 탄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눠라! 독주할 때까지

앨범은 파트로 쪼개서 발표하는 것이 대세다. 이전에는 앨범 발매 이전에 선공개곡으로 분위기를 띄우거나 앨범 발표 후에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예 파트를 나눠 두 개의 앨범으로 구성한다.

4일 등장과 함께 차트 1위를 차지한 케이윌의 ‘러브 블러썸’은 연작의 일환이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이러지마 제발’이 수록된 파트1에 이은 앨범 타이틀이다. 이하이가 ‘잇츠 오버’와 ‘로즈’를 2주를 사이에 두고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샤이니도 3집을 두 개 파트로 나눴다. 2월 발표된 파트1은 ‘미스콘셉션 오브 유’이며 이달 공개될 파트2는 ‘미스콘셉션 오브 미’다. 두 앨범은 닮은 듯 다른 느낌으로 연속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셜록’에서도 큐와 노트로 구성된 서로 다른 노래를 하나의 노래로 믹스한 하이브리드 기법을 사용했다. 파트2를 통해 3집에서 어떤 조합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한 관계자는 “활동기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선보일 수 있다. 연작 구성으로 전작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고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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