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수목 안방극장이 로맨스로 물든다.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남자가 사랑할 때’(극본 김인영ㆍ연출 김상호ㆍ이하 남사랑)와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내 연애의 모든 것’(극본 권기영ㆍ연출 손정현ㆍ이하 내연애)이 주인공다. 4월 첫째 주 함께 출발선을 끊는 두 작품을 비교해 봤다.

▲치정 멜로 vs 로맨틱 코미디

두 수목 미니시리즈 모두 사랑과 연애를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남사랑’은 치정멜로를, ‘내연애’는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한다. 전자가 무겁고 진지하다면 후자는 밝고 경쾌하다.

‘남사랑’은 사채업자를 거쳐 사업가로 성장한 남자 태상(송승헌)과 다재다능하지만 가난한 집안 환경을 가진 미도(신세경)의 이야기다. 여기에 이들과 엇갈린 사랑을 하는 재희(연우진)와 성주(채정안)가 있다. 익숙한 구도라고 평가하긴 이르다. ‘태양의 여자’ ‘적도의 남자’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김인영 작가의 작품이다. 전작 모두 탁월한 심리묘사와 안정감 있는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 모두 김 작가에 대한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내연애’는 여의도 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정치적 색깔이 완전히 다른 두 국회의원이 여야(與野)와 국민의 감시 속에 벌이는 비밀연애를 담는다. 극 중 신하균이 전직 판사 출신 대한국당 초선의원 수영을, 이민정이 군소정당인 녹색정의당 의원 민영을 연기한다.

▲멋진 남자 송승헌vs 유쾌한 남자 신하균

안방극장을 주도하려면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멜로에서는 특히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통해야 한다. 이번 수목에는 송승헌과 신하균의 대결이다.

송승헌은 그 동안 조각 같은 외모에 부합하는 젠틀한 남자의 전형이었다. ‘남사랑’에서는 다르다. 극 중 태상은 야수와 같이 거친 남자다. 송승헌은 체중 감량으로 좀 더 강렬한 눈빛을 만들었다. 사랑하는 여인 미도를 대할 때만은 한 없이 부드럽다. 이런 간극은 ‘순정마초’의 기본이다. 날카롭고 명민하지만 사랑하는 이 앞에선 여려지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공략할 전망이다.

‘내연애’에서는 신하균이 활약한다. 연기 잘하기로 정평이 났고, 지난해 KBS 2TV 드라마 ‘브레인’으로 팬 층을 탄탄히 다졌다. 2002년 영화 ‘서프라이즈’ 이후 11년 만의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다. 그의 연기 변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수영은 정의롭다고 할 수는 없으나 꽤 깨끗한 정치인이다. 직설적인 언변 탓에 문제를 일으킨다. 신하균은 복잡한 성격의 인물을 흥미롭게 그려나갈 예정이다.

▲거친 남자들의 세계 vs 알쏭달쏭 정치 세계

‘남사랑’은 남자들의 거친 세계를 다룬다. 남성 캐릭터들의 팽팽한 대결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극 초반에는 조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성민이 태상의 보스이자 성주의 연인인 조직의 1인자로 특별 출연한다. 태상의 등에 깊은 칼자국을 남기는 등 강렬한 액션을 펼친다. 태상이 사업가가 된 후에는 친 동생과 같았던 재희와 맞붙는다. 재희는 태상의 후원으로 유학을 마치고 그의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연적이 된 두 남자는 한 여자를 두고, 한 회사를 두고 대결한다.

‘내연애’는 정치라는 배경을 택했다. “정치, 법 관련 용어는 평소 많이 쓰지 않던 단어들이라 처음에는 대사가 입에 잘 붙지 않았다”는 이민정의 고충처럼 드라마에서 정치가 마냥 친근한 소재는 아니다. 물론 선례가 있다. SBS 드라마 ‘시티홀’이다. ‘내연애’ 또한 경쾌하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계보를 이어간다. 남녀 주인공 수영과 민영의 설전에는 시대상이나 사회의 현안이 담길 예정이다. 풍자 아닌 풍자가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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