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봄을 맞이하는 가요계가 분주하다. '국제가수'싸이가 신곡을 발표하고 지상파 3사의 음악 프로그램은 순위제를 일제히 시도한다. 여기에 저작권 사용료 종량제가 시행돼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변화무쌍한 2013년 봄의 가요계를 짚어봤다.


①싸이 컴백

▲국제가수 일단 피하자?

4월 12일 신곡 발표 예고… 일부 가수들 컴백 늦춰


싸이가 4월12일 새 노래 발표를 예고했다. 전 세계 동시 발표일(13일) 보다 국내에 하루 먼저 공개하기로 했다. 각종 시련 속에서도 그를 지지하고 성원한 국내 팬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모습이다. 싸이는 17일 귀국해 완성단계에 있는 신곡의 노래ㆍ안무 등을 마지막으로 가다듬고 있다.

싸이의 등장에 국내 가요계는 복잡한 셈을 시작했다. 4월 신곡 발표를 계획한 가수들은 싸이의 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강남스타일'이 각종 차트를 장기집권하며 모든 화제를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일부 가수들은 컴백 일정을 아예 5월 이후로 조정하기도 했다. "종잡을 수 없을 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한 제작자의 말에는 고민이 묻어 나왔다.

②저작권 종량제

▲3.6원의 나비효과?

저작자에 '푼돈' 지급 부조리 개선… 창작 욕구 끌어올릴지 주목


멜론ㆍ엠넷닷컴 등과 같은 음원사이트에서 노래를 한 번 들을 때마다 저작권자가 일정액을 받는 '저작권 사용료 종량제'가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음원 사업자가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내는 방식이 바뀌는 것이다. 소비자가격제도가 종량제로 재편되는 것은 아직 아니다.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음원수입이 해외에서는 수십억 원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수천 만원에 불과했다는 지적처럼 이전까지는 소비자가 아무리 노래를 많이 들어도 가수나 저작자에게는 월정액이 지급됐다. 5월부터 음원사이트들은 음악이 1회 스트리밍될 때마다 3.6원을 저작권 3단체(음악저작권협회, 음악실연자연합회, 음원제작자협회)에 납부한다. 이 같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작은 변화가 향후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③순위제 부활

▲순위는 행복을 가져다줄까?

제작환경 개선이 우선… ' 댄스 아이돌 독무대될 것' 지적도

MBC'쇼! 음악중심'이 4월11일부터 순위제를 부활시킨다. 17일부터 SBS '인기가요'가 순위제를 도입했다. 이제 지상파 3사의 음악 프로그램이 가수들이 발표한 노래의 인기를 계량화해 순위로 나열하게 됐다.

순위를 통한 긴장감을 주고 시청자의 참여를 늘려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각오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가수들과 제작자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음악 프로그램이 음악적 전문성이 없는 스태프가 만드는 함량미달의 화면구성과 밴드가 라이브 무대를 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제작환경 등의 내적 문제를 외면하고 순위제만 겉으로 도입하는 것은 음악 시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한 가요계 관계자는 "대형기획사들이 내놓고 10대 팬이 응원하는 댄스 아이돌의 중심으로 순위가 재편되면 다양한 세대가 즐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방송에 사라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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