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쑨난과 손잡고 듀엣 중국 활동
음악적 변신… 이번엔 내가 하고싶은 노래로
10년후엔… 후배 키워서 '국민 기획사' 꿈

‘사랑비’로 세상을 촉촉히 적셨고 ‘메아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가수 김태우. 시원하게 뽑아내 호쾌하게 내달리는 그의 가창력은 아이돌출신 솔로 가수의 편견을 날려버렸다. 공연브랜드‘투맨쇼’를 론칭해 국내 라이브 공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했다. 숱한 후배 아이돌은 그를 롤모델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박진영을 비롯한 그의 선배들은 믿음을 아끼지 않는다.

김태우가 20일 발표한 미니앨범‘티-러브’는 아이돌 편식에 지쳐버린 국내 가요계에 새로운 청량감을 안겨준다. 사랑 노래도 그가 부르면 다르다는 걸 새삼 일깨워준다. 풍부하고 웅장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타이틀곡‘코스믹 걸’은 그간의 흥행공식을 뒤집은 그의 새로운 도전이다. 내지르는 고음 대신 로킹한 사운드와 힙합 멜로디에 녹아 드는 걸 택했다.

내달에는 중국의 ‘국민가수’ 쑨난(孫楠)과 손잡고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메건리를 영입해 프로듀서로 입지를 다지는 것도 또 다른 그의 도전이다. 이하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ㆍ사진=김지곤기자

▲쑨난과 손잡고 중국 진출을 확정했다.

=중국 가수가 ‘사랑비’를 부르고 싶다는 제안이 왔을 때는 잘 몰랐다. 그 사람이 ‘중국의 마이클잭슨’이라고 불리고 앨범 한 장을 내면 전용기를 타고 다니면서 2년간 투어를 도는 인물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나. 이제는 제법 친해져서 쑨형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나.

=형님이 부른 ‘사랑비’가 중국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고 들었다 보답차원에서 형님 노래 ‘미인도’에 가사를 붙여서 ‘러브코스터’로 다시 불렀다. 이 노래를 중국에서 같이 부를 것 같다. 공연도 함께 하는 걸 이야기 중인데 3월이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계획이다.

▲쑨난은 왜 김태우를 택했을까?

=2년 전 만났을 때 나를 g.o.d 시절부터 지켜봤다고 하더라. 음색이 비슷하고 시원한 창법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사업적으로 만나기 보다 인간적인 면이 크다. (쑨난이) 준형 형과 동갑이라 그런지 친숙하게 느껴진다.

▲해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가 있나?

=해외활동을 계획적으로 해본 적이 없다. 아이돌 음악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한국에는 이런 음악뿐일까 생각할 것 같다. 다른 음악을 하는 나와 내 또래 가수들도 있다고 알리고 싶다.

▲이번 앨범에서 새로운 음악 스타일이 감지된다.

=고음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렸다. 그러면서 기존에 해왔다는 사운드와 달라졌다. g.o.d 시절부터 난 메이저 계열의 음악을 해왔는데 이번에 마이너를 택했다. 로킹한 느낌을 강조했다. 해보지 않은 음악이라 녹음하면서 힘들었다. 앨범 프로듀서 (이)현승이와도 티격태격하기도 했다. 내 가창력을 무시하는 거냐고.(웃음) 듣는 사람에 따라 심심할 수도 있지만 라이브 무대를 보면 훨씬 부르기 어려운 노래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택한 계기가 있나.

=10년을 넘게 음악을 하면 안일해진다. 소위 먹혔던 음악을 하려고 한다. 솔직하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 흥행에 대해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 보다 사람들이 좋아할 음악을 좇은 게 아닌가 싶었다. 이번에는 주변에서 도와줬다. 주변 스태프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라고 응원했다. 그래서 더 힘을 냈다. 이번에 실패한다고 해도 스타일에서 뒤지지 않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

▲회사를 설립하고 ‘위대한 탄생’출신 메건리를 영입했다.

=정말 소중한 친구다. 내가 도전할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다. 이번 앨범 수록곡 ‘오빠’를 같이 불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프로듀서로 다른 가수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 지 알게 됐다. 내 스타일을 강조하기 보다 그 친구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싶다.

▲후배 아이돌의 롤모델로 꼽힌다.

=내가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 선배로서 잘 하고 있는 친구들이 나를 보며 롤모델을 삼고 싶어할 정도로 앞서 나가고 싶다. 요즘 눈 여겨 보는 친구는 (씨엔블루의) 정용화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더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나?

=물론 재능이 많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본인을 알린 시작이 가수인데 그 본질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질을 잊지 않으면 해나가는 음악이 변질되지 않는다.

▲결혼을 해서 아빠가 됐고 회사를 설립해 후배를 양성했다. 유난히 변화가 많은 시점이다.

=다시 시작하는 시점이다. 결혼도 하고 회사도 만들고 아이를 보면서 다시 설레는 걸 느꼈다. 이번 앨범을 내면서 그래서 기분이 더 좋았다.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듣고 판단해줬으면 좋겠다. 찬사와 칭찬도 좋지만 솔직한 질책도 환영이다. 무엇이든 시도하는 가수로 남고 싶다.

▲김태우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

=음악을 즐기면서 하고 있을 것 같다. 후배 양성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엔터테인먼트계에서 성공을 거둬서 3대 기획사처럼 전국민이 다 아는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다. 제 음악적 색깔과 감정을 후배들과 나누고 싶다. 후배들이 나와 음악하는 것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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