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보컬·디테일한 안무…
씨스타19·인피니트H 등 컴백
기존 활동 방식 변화에 방점

투윤
아이돌의 활약이 예전만 못하다. 차트에서 맥을 못추더니 화제성도 떨어진다. 숱하게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과잉을 이뤘고 후크송에 군무로 무장한 비슷한 콘셉트에 신선도는 떨어졌다. 시장지배력이 하루가 다르게 위축되고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위기는 이미 오래 전 점쳐진 일이다. 손 놓고 대중의 호감이 되돌아 오길 기다릴 수 없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기존 그룹 활동을 접어두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유닛의 반격을 주목하는 이유다.

#경계를 넘어라

허가윤과 전지윤이 의기투합한 포미닛의 유닛 투윤(2yoon). 17일 공개되는 이들의 첫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24/7'의 장르는 컨트리 팝댄스다.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와 섹시미를 강조했던 포미닛 멤버들에게 순수함과 정겨움을 떠올리게 하는 장르의 변화를 추구하며 대중의 허를 찔렀다. 10일 쇼케이스를 열고 첫 선을 보인 인피니트H도 장르적 실험을 펼친다. 스위튠과 짝을 이루던 이들은 유닛 활동에 맞춰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 손잡고 힙합에 도전했다. 타이틀 곡 '스페셜 걸'은 열정적인 랩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기존 인피니트 무대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들의 앨범에는 다이나믹듀오의 개코와 자이언티 등이 참여해 변화의 진폭을 넓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특정 그룹과 프로듀서가 오랜 기간 짝을 지어 활동하면서 팀 고유의 색깔이 고정됐다"면서 "장르적 실험을 벌이거나 다른 프로듀서와의 작업을 통해 변화를 추구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인피니트H
#강점을 키워라

씨스타19은 지난해 유닛 가운데 최고 히트상품이었다. 숫자 19에 담긴 섹시와 청순의 경계를 노래로 풀어내며 씨스타의 인기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폭발적인 보컬 효린과 매력적인 래퍼 보라의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팀의 양대 축을 담당하는 이들의 강점을 극대화한 것. 이 같은 특징은 이달 말 공개될 두 번째 작품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강점을 더욱 강하게 하는 조합은 다른 팀에서도 확인된다. 포미닛의 보컬라인이 결성한 투윤의 조합은 상호보완적이다. 허가윤의 고음(높이)와 전지윤의 힘(가창력)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팀 내에서 김현아의 섹시에 가려졌던 두 멤버의 풋풋한 매력발산도 흥미요소다.

랩과 안무를 담당하는 인피니트H의 조합은 기존 팀 활동의 가속이자 증강이다. 멜로디 라인을 줄이고 랩 위주로 노래를 진행시키면서 묘한 속도감을 키웠다. 절도 있지만 난도가 높지 않았던 선굵은 군무 대신 화려하고 디테일을 살린 안무로 파괴력을 더했다.

#팀을 견인해라

씨스타19
실험과 파격을 바탕으로 하는 유닛활동.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는 틈새 전략임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쉴 때 하는 땜질로 치부할 수는 없다. 분신인 유닛의 활약은 본체인 팀의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10년 오렌지캬라멜과 2012년 트러블메이커ㆍ씨스타19 등이 좋은 예다. 이들은 팀 색깔의 범위를 넓히고 각 멤버의 인지도를 확보했다. 여기에 시장이 위축되고 상황이 안 좋을수록 유닛 쓰임새의 가치는 높아진다.

유닛을 공개하는 3팀 모두 상반기에 컴백을 계획하고 있다. 유닛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진다. 유닛 활동이 대중의 새로운 취향을 파악하고 탐색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역할은 전쟁으로 치면 척후병이다. 본격적인 팀 활동에 앞서 팀의 존재감을 알리는 사전작업을 한다는 측면에서 야구로 치면 테이블세터와 다른 바 없다.

투윤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멤버의 인지도 확보와 팀의 가용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색 조합을 기대하는 팬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유닛 활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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