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작곡가가 만들고 외국인 가수가 부른다
소시 '아이 갓 어 보이'·샤이니 '셜록' 등
노르웨이 등 다국적팀 작품… 한류열풍 한몫
중국·인디아·태국 합작 가수 속속 등장 현지시장 겨냥 남성그룹 'S4' 대표적

소녀시대
새해 첫날부터 불어닥친 소녀시대의 신곡 '아이 갓 어 보이'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각종 차트 정상을 휩쓸며 걸그룹의 지존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덩달아 이 노래를 만든 이들은 노르웨이 작곡가 팀 디자인 뮤직(Dsign Music)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들처럼 해외 작곡가의 참여는 2000년대 들어 국내 가요계에도 활발해졌다. 최근 전세계에서 붐을 이루는 K-POP의 이면에는 해외 작곡가의 공로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의 참여로 해외 팬들이 듣는 데 이질감이 줄었다는 이유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K-POP에게 누가 만들고 누가 부르냐의 국적을 묻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오고 있다. 국적이 사라지고 있는 K-POP의 오늘을 짚었다.

#K-POP, 메이드 인 코리아?

국내 정상의 그룹 소녀시대만 봐도 국내 작곡가의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많다. 디자인 뮤직은 앞서 '소원을 말해봐'에 참여했다. '런 데빌 런'은 미국(busbee)과 영국(Alex James), 스웨덴(Kalle Engstrom) 등 다국적 작곡가들의 합작품이다. '훗'은 영국의 알렉스 제임스가 작곡했다. '다시 만난 세계''지''소녀시대'등 초창기 노래를 제외하면 모두 해외 작곡가의 노래를 받아 활동한 셈이다.

S4
소녀시대가 속한 국내 굴지의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SM)가 해외 작곡가의 노래를 받는데 적극적이다. 지난해 SM 소속 가수의 타이틀 곡은 엑소케이의 타이틀곡 '마마'만 유영진의 작품이다. 샤이니의 '셜록', 태티서의 '트윙클', 에프엑스의 '일렉트로닉 쇼크', 슈퍼주니어의'섹시, 프리&싱글'등 모두 외국 작곡가가 작곡한 노래다. 이 밖에도 DSP미디어와 플레디스 등도 해외 작곡가들과 교류를 통해 노래를 수급받고 있다.

#K-POP, 송 바이 코리안?

K-POP을 부르는 가수의 국적도 다양해 지고 있다. 한국과 아시아 다른 국가의 합작을 통한 가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수를 육성하는 국내 시스템과 현지 지망생의 재능을 결합한 형태다.

포문은 연 것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합작 남성그룹 S4다. 이들은 국내 기획사인 레인보우브릿지에이전시와 인도네시아 기획사인 YS미디어가 손잡고 만든 그룹이다. 작곡가 김도훈의 프로듀싱으로 포미닛의 현아가 참여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데뷔 싱글 '쉬 이즈 마이 걸'은 현지 차트 1위에 올랐다.

역시 지난해 11월 CJ E&M은 태국인 가수 나튜의 데뷔곡 '쉬즈 배드'를 공개했다. 나튜의 경우 CJ E&M 음악사업부문과 태국의 CP그룹 산하 트루 뮤직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제작했다. 비의 '널 붙잡을 노래'를 만든 작곡가 김태완이 만들고 비스트의 용준형이 랩을 맡았다.

타임즈
CJ E&M 음악사업부문은 비슷한 모델로 중국 기획사 수퍼제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공동 투자한 남성그룹 타임즈도 선보였다. 한국인 멤버 두 명과 중국인 멤버 네 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지난해 10월 한국과 중국에서 중국어로 된 싱글 '아이돌 만만세'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과 고국을 오가며 트레이닝을 받았고 K-POP으로 무장해 현지 시장을 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K-POP, 국적논란을 넘어라!

K-POP을 해외 작곡가가 만들고 외국인이 부르는 시대가 왔다. K-POP이 한국만의 노래라는 국수적인 논란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당연한 흐름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국내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작곡가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눈을 해외로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국적 멜로디에 집착했다면 지금 같은 K-POP붐은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신곡 발표를 준비하면서 이제 해외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 작곡가의 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내 작곡가들도 큰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는 분위기다.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오히려 콘텐츠 수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가수 육성 시스템이 해외 기획사의 합작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현실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한 국내 작곡가는 "해외 작곡가에 비해 국내 작곡가가 제작능력에서 열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남스타일' 이후 오히려 해외에서 국내 작곡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축되기 보다 해외 진출에 적극성을 띌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