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타치 형제 "우린 달라!"
비 아이돌의 독창적 콘텐츠로 홀린다
현지팬 문화 끌어안고 노하우 녹여 시너지
수익금 기부·마라톤 대회로 '한국 알리기'

2013년 K-POP의 '잇플레이스(It Place)'가 미국을 향해있다. 중심에 놓인 건 '완타치 형제'의 북미공연 합작(?) 행보. 내년 2월께 가수 싸이의 미국 첫 싱글 발표를 시작으로 두 공연형 아티스트들은 현지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아이돌그룹의 정공법과는 다른 양상으로 미국 공략에 나선 싸이와 김장훈. '완타치 형제'의 도전에 K-POP은 새로운 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사람의 닮은 듯 다른 '북공합작'을 짚었다.

#K-POP의 新콘텐츠 보여주기

싸이는 내년 2,3월께 싱글을 발표한 뒤 미국에서 공연을 연다. 당초 싱글 발표가 1월로 예정돼 공연 역시 비슷한 시기에 개최될 계획이었지만 미뤄졌다. 김장훈은 내년 4월 LA에서 미국 8개주 투어의 포문을 연다.

김장훈과 싸이는 국내 가요계에서 '공연통'으로 꼽히는 아티스트다. '완타치'라는 합동 콘서트로 무대장치부터 콘셉트까지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로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가을에는 두 사람 사이에 아이디어 도용 논란이 불거졌을 만큼 공연에 있어서는 자존심과 자신감이 남다른 이들이다.

때문에 김장훈과 싸이의 미국 공연은 K-POP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빅뱅 샤이니 등 남자 아이돌그룹이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로 현지 매체의 극찬을 끌어낸 것과는 또 다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장훈과 싸이는 '非아이돌그룹'의 K-POP 아티스트로서 독창적인 공연 콘텐츠로 팝 시장을 또 한번 홀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싸이는 내년 1월26일 캘리포니아 혼다센터에서 콘서트가 계획된 당시 공개된 포스터 한 장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근육질 몸매로 변신, 비키니 차림의 두 여성과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한 싸이의 충격적인 비주얼이 강조됐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실제 싸이와 사뭇 다른 비주얼인데 이것이야 말로 '강남스타일'인가 보다"며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높이 샀다.

김장훈은 단독콘서트 형식으로 미국 8개주 투어를 기획해 스케일부터 남 다른 공연을 예고하고 있다. 3년 간의 해외활동을 앞두고 국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성공하지 않으면 한국에 돌아와서도 노래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현지화로 끌어안고 한국알리기로 전파하기

기대를 모으는 두 사람의 공연은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싸이가 현지화로 팬들을 끌어 안는다면 김장훈은 여기에 더해 한국을 전파하는 데도 앞장설 전망이다.

싸이는 지난 10월 미국 소속사인 스쿠터브라운프로젝트(SB프로젝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현지 소속사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하에 싸이는 현재까지 방송출연을 비롯한 미국 프로모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음반유통사 유니버설 뮤직과의 계약체결 역시 그의 음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활로를 열어줬다.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콘텐츠가 훌륭해도 포장이 어색하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현지 기획사와 유통사와의 지원으로 현지 팬들과 문화를 끌어안고, 싸이만의 노하우를 녹여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싸이가 음악으로 통하는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면 김장훈은 인간애로 하나될 세상을 구현할 포부다. 김장훈이 "내가 보여줄 행보는 어쩌면 K-POP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김장훈은 'K-콘서트'와 'K-도네이션'이라는 콘셉트로 미국 공연을 진행한다. "콘서트는 히트곡과 상관없이 생명력이 긴 문화이고 도네이션은 죽을 때까지 하는 일이므로 트렌드와도 상관이 없지 않나"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적인 콘서트를 현지 팬들에게 어필할 전략은 '기부'다. 김장훈은 LA 공연의 수익금 전액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유방암 기부단체인 수잔 지코멘(Susan.G.Komen)에 기부한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지명도 높은 기부단체와 자신의 콘서트를 연계한 방식으로 '김장훈'이라는 가수와 음악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게 된 것.

내년 3월 미국에서 '김장훈 마라톤'이 개최된다는 것은 그가 미국 공연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로 잡은 '한국 알리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김장훈은 최근 스포츠한국에 "미국에서 내가 공연을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벌써 많은 관계자들이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가수로서 걸을 수 있는 길 위에 한국을 알리는 더 큰 그림까지 그릴 수 있다면 끝을 보지 않고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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