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요계 콜라보 열풍
긱스+씨스타 소유·YB+리쌍
오버·언더 결합·장르 교류
불황 넘어 신선한 음악 선사

YB, 듀오리쌍
언더와 오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장르의 구분도 흐려지고 있다. 이름값이나 겉치레를 제쳐두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이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대한민국 음악시장의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차디찬 불황의 현실을 잊게 만드는 콜라보 열풍을 짚어봤다.

#경계를 넘어라

긱스의 '오피셜리 미싱 유'와 프라이머리의 '물음표'. 이들 노래는 음원사이트 멜론의 11월 차트에서 각각 2위와 6위에 올랐다. 생소한 뮤지션의 노래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은 또 있다. 이른바 오버에서 인기를 얻은 가수와 언더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뮤지션이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긱스는 씨스타의 소유가 프라이머리는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파트너다.

12월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0일 넘게 일간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승기의 '되돌리다'는 인디뮤지션 에피톤 프로젝트가 작사ㆍ작곡한 곡이다. 콜라보레이션의 잇따른 성공으로 언더와 오버의 협업이 새로운 히트 공식으로 통할 정도다.

프라이머리는 "성향이 다른 뮤지션일수록 참신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언더와 오버의 경계는 이제 의미가 없는 것같다. 좋은 음악과 그렇지 못한 음악만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씨스타 소유
#벽을 넘어라

장르간의 교류도 활발하다. 눈에 두드러지는 영역은 공연이다. 그룹 YB는 듀오 리쌍과 손을 잡고 23일부터 25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합동콘서트'닥공(닥치고 공연)'을 연다. 두 팀은 이전에도 앨범 작업을 통해 음악적 교류를 해왔다. 공연마저 함께 열며 연말 공연계의 핵으로 떠올랐다.

'닥공'의 한 관계자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무대를 고민 중이다"면서 "두 팀이 공연을 함께 연다기 보다 무대에서 한 팀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 용감한형제, DM 등이 뭉친 '더 벅스 쇼 볼륨원'도 마찬가지. 22일 서울 홍익대 인근 브이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장르의 구분없이 힙합 댄스 발라드 무브먼트댄스 비트박스 트로트 락밴드 등 각종 음악 장르를 한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하이브리드는 계속된다

긱스
이 같은 추세는 표면적으로 언더와 오버의 결합 그리고 장르불문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이면을 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감지된다.

먼저 프로듀서 중심의 시장 재편이다. 떠오르는 신예 프라이머리와 긱스 등은 작곡ㆍ편곡 능력을 갖춘 프로듀서다. 이들이 언더와 오버의 경계에서 다양한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언더가 주는 참신함과 오버가 주는 편안함을 고루 갖춘 성과다.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비주류의 역습이다. '닥공'의 예를 살펴보면 국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던 댄스와 발라드가 아닌 힙합과 록의 결합이다. 댄스 아이돌이 시장을 수년간 재편하면서 위축됐던 비주류 장르가 합종연횡을 통해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들 부류는 모두 디제잉과 결합에 능하다. 페스티벌형 공연에 적합하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기존 가수들과 달리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등장하지 않아도 노래를 알릴 수 있는 자생력을 확보한 셈이다. 세계 음악시장이 공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기득권을 확보할 시점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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