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품 집필 중…업무방해
KBSㆍ태원 등 모두 피해 없길

아이리스 관련 공판문
“3년 전에 끝난 일입니다. 어떻게 판결이 났고 어떤 근거로 무혐의 판결이 났는지 이제는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009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1’의 대본을 쓴 김현준 작가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현준 작가는 26일 오후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며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현준 작가는 ‘아이리스1’를 집필했을 때부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표절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설 ‘후지산은 태양이 뜨지 않는다’의 박철주 작가가 ‘아이리스1’에 건 표절시비소송을 또 다시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형사소송 결과 재판부는 표절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박철주 작가의 항소도 기각됐다.

하지만 박철주 작가는 15일 “표절에 대한 추호의 반성도 없이 연속적으로 표절 작품을 생산하는 ‘아이리스’ 제작 팀의 계획을 사전에 막기 위해 ‘아이리스2’의 근간이 되는 ‘아이리스1’에 대해 다시 고소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박철주 작가의 주장에 김현준 작가는 당시 법원이 내린 무혐의 판결문을 이틀 전 검찰청으로부터 전해 받았다. 김현준 작가는 “이미 다 끝난 일이라는 걸 사람들이 정확히 알아주길 바란다”면서 “판결문을 공개하면 왜 표절이 아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판결문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민사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하고 싶은 생각까진 없지만 대응 차원에서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준 작가로부터 입수한 ‘아이리스’ 표절관련 불기소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고소인(박철주 작가)의 저작물과 피의자(김현준 작가)의 저작물은 소재 또는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일부 요소를 공통으로 하지만 설사 그것이 독창성이 있다하더라고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냈다.

무엇보다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증거가 부족해 피의자가 고소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부족으로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현재 ‘아이리스2’ 제작과 관련이 없는 김현준 작가는 업무 방해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김현준 작가는 다른 작품을 집필 중이다. 김현준 작가는 “‘정말 나를 괴롭히고 싶어서 이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며 “이번 소장에는 나를 포함해 KBS와 태원엔터테인먼트까지 고소했더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소송으로 업무 방해에 피해를 본 것은 김현준 작가만이 아니다. ‘아이리스’에 이어 ‘아이리스2’까지 편성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온 KBS 드라마국 측도 입장이 난감해졌다. 장혁 이다해 등 주연배우 캐스팅까지 마무리한 ‘아이리스2’의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끝난 소송에 또 다시 발목이 잡히면서 방송 전부터 작품 이미지가 훼손될 위기다.

김현준 작가는 “박철주 작가님이 지난 소송 결과를 두고 권력의 희생양이 된 것처럼 말씀하시더라”면서 “나도 같은 작가인데 나인들 무슨 권력이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나의 일과 ‘아이리스2’의 제작사, 방송사, 출연진, 스태프 모두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판결문 공개를 시작으로 표절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이리스2’는 ‘아이리스1’의 마지막 회에서 죽음을 당한 현준(이병헌)의 3년 후 이야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비밀조직인 아이리스 활동으로 체포된 백산(김영철)의 에피소드와 그의 배후에서 사건을 조정한 미스터 블랙의 정체도 그려질 계획이다.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내달 중 첫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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