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 복수… 자극적 소재에 시청률 UP

MBC ‘메이퀸’
요즘 시청자 게시판이 난리다. 한 지붕 아래 엄마는 둘이고 아빠는 바람이 난 이야기. 대기업 회장자리가 욕심 나 친구를 교통사고로 죽인 사연에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이 빨라졌다. "말도 안 되는 드라마"라는 시청자의 원성이 잦아도 시청률은 아쉽지 않다. '막장코드'로 점철된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다시 스며들고 있다. '욕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시즌'이 온 셈이다.

#메이퀸, 욕망의 불꽃 재연하나

MBC 주말극 '메이퀸'(극본 손영목ㆍ연출 백호민)은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ㆍ연출 최영훈)을 제쳤다. 3일 방송에서 전국시청률 14%대(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썼다.

인생의 고난을 이기고 해양 전문가로 성장하는 천해주(한지혜)의 고군분투를 그린 '메이퀸'은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2011)을 연출한 백호민 PD의 차기작이다. '욕망의 불꽃'이 출생의 비밀 코드로 '막장 신화'를 쓴 터라 '메이퀸' 역시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으로 방송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분위기는 "역시나"로 좁혀지고 있다. 출생의 비밀, 모든 진실을 알려줄 주요한 인물의 의도된 교통사고 등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에피소드가 한 회에도 2,3개씩 이어진다.

#다섯손가락, 호연으로 용서받나

'메이퀸'에 시청률에선 뒤졌지만 '다섯손가락'이 보여주는 막장코드도 뒤지지 않는다. 사극에서나 볼 법한 순수혈통을 앞세워 극중 부성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암투를 전개하고 있다.

부성그룹 회장 유만세(조민기)의 죽음, 이를 은폐하려는 아내 채영랑(채시라),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려는 송남주(전미선) 등 복잡하게 얽힌 등장인물이 극의 긴장감을 살린다. 주인공인 유지호(주지훈)-유인하(지창욱)-홍다미(진세연) 중심의 사랑과 피아니스트의 열정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막장 오명을 덜어내고 있다.

'다섯손가락'의 한 관계자는 "흔히 막장이란 표현은 세고 강한 내용과 어울리는데 우리 드라마의 감정선은 부드러운 면도 부각되고 있다"며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내용을 더욱 살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리가면, 노란복수초 신드롬 잇나

케이블채널 tvN 새 아침극 '유리가면'(극본 최영인ㆍ연출 신승우)은 배우 서우와 이지훈이 남녀주인공으로 캐스팅돼 3일 첫 방송됐다. 살인자의 딸로 태어난 강이경(서우)의 생존과 복수담을 그린 작품이다.

본격적인 내용이 펼쳐지기도 전에 막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게 주부 시청자들의 일관된 반응이다. 하지만 비난을 사기엔 이르다. '유리가면'에 앞서 방송된 '노란복수초'가 케이블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전국평균시청률 6%를 돌파한데다 8회 연장이라는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유리가면'의 한 관계자는 "첫 아침극인 '노란복수초'가 단추를 잘 꿰어줬다"며 "막장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지만 개연성 있는 에피소드와 큰 틀에서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흐트러짐 없이 그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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