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전원 작사 작곡… 펑크 모던록 등 다양한 컬러 담아
빠르게 바뀌는 가요계…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무대 설 것

밴드 FT아일랜드가 돌아온다. 네 번째 미니앨범 ‘지독하게’ 활동을 마친 지 약 6개월 만이다. 컴백만큼 반가운 건 이들의 손에 들린 앨범이다. 10곡으로 꽉 채운 네 번째 정규앨범 ‘파이브 트레져 박스(FIVE TREASURE BOX)’는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FT아일랜드의 또 다른 모습이다.

최근 만난 FT아일랜드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콘서트 ‘테이크 FT아일랜드’로 8,000여 명의 팬들과 만난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데뷔 6년 차 그룹이지만 “새 앨범, 새 곡을 발표하기 전엔 신인처럼 설레고 긴장된다”는 FT아일랜드. 이들의 ‘보물상자’ 속을 들여다봤다.

“콘서트에서 타이틀곡을 살짝 공개했다. 후렴구만 들려줬는데 굉장히 신나는 곡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아니다. 조금의 반전을 기대해도 좋다.”(이홍기)

FT아일랜드가 이번 활동으로 얻고 싶은 건 당연 타이틀곡 ‘좋겠어(I wish)’의 1위일 터. ‘좋겠어’는 도입부엔 어쿠스틱한 분위기로, 후렴구로 갈수록 신나는 리듬이 가미된 곡이다. ‘히트곡 제조기’인 작곡가 김도훈의 작품. 팬들의 기대는 이미 높다. 하지만 정규앨범으로 돌아온 만큼 FT아일랜드가 욕심 내는 성과는 있다. 멤버 각각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담은 자작곡이다.

“‘파이브 트레져 박스’는 5명 멤버들 각각을 의미한다. 동시에 수록된 5개의 자작곡을 뜻하기도 한다. 보물처럼 소중하고 빛나는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앨범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최민환)

이재진
“멤버 한 명 한 명이 작사ㆍ곡을 한다는 걸 아는 일본 팬들은 많지만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면도 있다. 한국 팬들에게 ‘FT아일랜드가 이런 노래도 할 줄 아네?’라는 생각을 주고 싶었다.”(이재진)

‘파이브 트레져 박스’는 일본활동 당시 멤버들이 선보인 노래를 다듬은 5곡을 실었다. FT아일랜드는 일본 팬들에게 들려준 곡을 한국 팬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과 한국에서 들려주는 노래는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다. 누군가에게만 들려주기가 아까운 노래들이 많았다. 그만큼 ‘파이브 트레져 박스’에 실린 자자곡은 자신감이 있다. 이번 앨범이 더욱 뿌듯한 이유다.”(송승현)

이홍기가 가사를 붙인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를 비롯해 이재진이 노랫말을 쓴 ‘페이퍼 플랜(Paper Plan)’와 ‘워너 고(WANNA GO)’, 최종훈이 작사한 ‘렛 잇 고(Let it go!)’가 이번 앨범에 엄선됐다. 이홍기와 최민환 송승현이 작사ㆍ곡한 ‘그 길(Compass)’, 이홍기와 최종훈이 작사ㆍ곡한 ‘라이프(LIFE)’도 실렸다. 펑크 모던록 어쿠스틱 등 다양한 장르로 음악적 폭도 넓혔다. 삶의 본질을 찾아 떠나는 여정, 작은 일상에서 한 여자의 존재감을 되새기는 사랑 등 주제의식도 공감대를 넓혔다.

“사실 요즘 음악시장을 보면 많이 변한 것 같아 아쉽다. 활동기간도 3,4주 하면 길다고 하지 않나. 음원차트에서도 1위는 잠깐 뿐이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앨범인데…. 빠르게 회전되는 음악시장이 속상할 때도 있다.”(최종훈)

송승현
어느 때보다 애착이 있는 앨범이라 컴백을 앞둔 설렘 속에서도 멤버들의 마음은 한 구석 씁쓸한 면도 있다. 6,7주의 활동을 예정하고 있는 FT아일랜드는 마음 같아서는 더 오래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 생각이다.

“아무리 시장이 바뀌고 세상이 변했다 해도 우리는 시류를 따라가고 싶지 않다.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 보여주고 싶은 무대에 설 거다. 그게 FT아일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꿈인 것 같다.”(이홍기)

이홍기의 말처럼 FT아일랜드는 팬들이 원하는 곳에 있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뻗은 글로벌한 관심에 요즘엔 몸도 마음도 더욱 바빠졌다. 밴드 문화가 우리나라 가요계보다 뿌리가 깊은 일본에서는 “음악적 교류에 대한 숨통을 튼다”는 FT아일랜드는 최근 씨엔블루와의 미국 공연을 떠올리며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앨범 프로모션을 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는데 우리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최민환)

“미국에 가기 전엔 고민이 컸다. 윤도현 선배가 쓴 책을 봤는데 미국 페스티벌 순회공연을 할 때 팝이 아니고 다른 언어의 노래가 들리면 햄버거나 맥주가 날라온다고 했다. 아마 그곳에 있는 분들이 반은 우리를 모르고 반은 우리를 알았을 텐데 다행히 공연은 신났고 반응도 후끈했다. 여성 팬들이 특히 화끈하더라.(웃음)”(이재진)

최민환
미국 공연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 FT아일랜드는 최근 뉴욕 LA 뉴저지 등 미국 각지에서 열풍을 일으킨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화두를 돌렸다. 아직까진 K-POP과 한류가 낯선 미국 분위기를 체험한지라 ‘강남스타일’에 대한 현지 반응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겠단다.

“싸이 선배의 ‘강남스타일’은 우리나라 음악시장 전체를 알린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고 그 문화를 조명하지 않았나. 팬심으로 K-POP에 열광한 게 아니라 일반인이 열광했다는 현상이 대단하다.”(최민환)

“우리도 그런 변화의 활로를 틀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싸이 선배 덕분에 후배들이 이렇게 따라갈 수 있지 않나. 우리의 길도 누군가가 믿고 따라 올 수 있도록 더욱 힘을 내고 싶다.”(이홍기)

ㆍ사진=FNC뮤직 제공

이홍기
최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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