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진단합니다]

왼쪽부터 빅, 빛과 그림자
'판도를 바꾸겠다' vs '내가 절대강자다'

월화 안방극장에 적수가 나타났다. 그 동안 KBS 2TV '사랑비'와 SBS '패션왕'의 부진으로 심심했던 시청률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KBS 2TV 새 월화 미니시리즈 '빅'(극본 홍정은, 홍미란ㆍ연출 지병현, 김성윤)이 6월4일 첫 방송된다. 전국시청률 20%를 웃도는 MBC '빛과 그림자'(극본 최완규ㆍ연출 이주환ㆍ이하 빛그림)의 독주는 이대로 멈출 것인가? SWOT분석으로 '빅'과 '빛과 그림자'를 비교했다.

▲ '빅'

# Strength(강점)-최강 라인업

지난해 드라마 '최고의 사랑'으로 잭팟을 터트린 일명'홍자매'가 돌아왔다. '빅'은 홍정은ㆍ미란 작가의 8번째 로맨틱코미디다. '빅'의 제작사인 본팩토리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홍자매 작품은 과장된 캐릭터, 감정과잉의 대사가 눈에 띤다"면서도 "가볍게 풀어내는 기술이 홍자매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최근 스크린에서 활약한 배우 공유 수지 이민정의 자리이동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민정
# Weakness(약점)-열악한 촬영환경

KBS 새 노조의 총파업은 드라마 촬영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촬영 스태프의 대부분은 외부 인력 투입으로 충당됐다. 촬영장비 확보와 소품구비에도 어려움이 있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촬영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파업 때문에 내부 인력 손실이 크다"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남아있는 사람들이 2배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 Opportunity(기회)-2030시청자

현재 월화 안방극장은 2030여성시청자의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사랑비'는 10대와 40대 여성, '빛그림'은 40대와 50대 남성, '패션왕'은 10대 여성에게서 높은 시청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20대와 30대 남녀가 방치된 셈이다. '빅'이 공유와 이민정을 앞세워 '30대를 대표하는 로맨틱커플'로 거듭날 각오를 다지는 배경이다.

# Threat(위협)-장르경쟁

안재욱
'빅'은 월화극 강자인 '빛그림'과의 싸움뿐 아니라 후속작 '골든타임'과의 경쟁도 벌여야 한다. '골든타임'은 '스테디셀러' 장르인 의학드라마. 드라마 '파스타'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선균과 권석장 PD가 재회했다.

상대평가도 즐겨야 할 과제다. 오는 6월 중 전파를 타는 케이블채널 tvN 새 월화 미니시리즈 '아이 러브 이태리'는 '빅'과 소재와 장르 면에서 유사하다. 두 작품 모두 10대 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30대 남성으로 성장하면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 '빛과 그림자'

# Strength(강점)-흔들림 없는 시청자층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극의 탄탄한 짜임새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시청자들에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원조' 한류 스타 안재욱의 열연도 빛났다. 극중 쇼단의 가수들을 통해 들려주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가요들은 중장년층의 감성을 자극했다. 덕분에 시청률 20%를 꾸준히 유지하며 40~50대 시청자들의 굳건한 사랑을 받고 있다.

# Weakness(단점)-화제성 떨어져

'빛그림'는 안정적인 시청률에 비해 시청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사랑비'이나 SBS '패션왕'은 고정 팬덤이 형성되어 있다. 두 드라마는 시청률은 낮지만 포털사이트나 시청자 게시판에서 느껴지는 체감 인기는 꽤 높다. '빛그림'의 경우 홍진영 나르샤 등에 이어 최근 포미닛의 허가윤까지 가수들이 중간에 합류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이슈몰이는 되지 않고 있다.

# Opportunity(기회)-계속되는 복고열풍

지난해 영화 '써니'를 기점으로 복고는 트렌드가 됐다. 영화 '댄싱퀸''건축학개론'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브라운관에서는 '빛그림'과 4일 종방한 KBS2 TV 일일극 '복희 누나'가 강세를 보였다. '빛그림'은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면서 역사적 사건 등을 끌어와 흥미롭다. 극중 배경이 1980년 대로 넘어오면서 삼청교육대 등이 등장했다.

# Threat(위협)-또 다른 강자 '추적자'

오는 28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 미니시리즈'추적자 더 체이서'(극본 박경수ㆍ연출 조남국ㆍ이하 추적자)는 손현주 김상중 등 중견연기자들을 전면에 포진했다. 대권주자가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등 주제 역시 묵직하다. 청춘 스타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 가볍지 않은 분위기 등이 '빛그림'과 공통점이다. '빛그림'의 최대 장점이었던 채널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 시청자 층과 겹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배우와 제작진이 지쳐있는 상황에서 14회 연장 방송이 결정됐다.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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