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5분을 사수하라"… 방송분량 합의 속 종료시간 달라 실시간 시청률 변동 커

MBC' 더킹투하츠'
수목 안방극장이 10%~12%(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 사이에서 고만고만한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MBC '더킹 투하츠'(이하 더킹)는 SBS '옥탑방 왕세자'(이하 옥세자)에 1위 자리를 내줬고, KBS 2TV '적도의 남자'(이하 적도)가 두 자릿수 시청률에 진입, 맹추격 중이다. 도토리 키 재기의 시청률처럼 보여도 면면을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시간 시청률로 세 작품의 향방을 내다봤다.

# '적도'-탄탄한 허리로 뒷심?

'적도'의 실시간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기복이 없다. 3040 남녀의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한 덕분이다.

여기에 2030 여성시청자가 가세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방송 후 30여 분이 지난 후부터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된다는 사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방송 중반부에 채널 움직임이 잦은데 '적도'는 그 시점에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적도'의 이러한 시청률 패턴을 탄탄한 대본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아역 배우들의 출연분량이 회상신으로 종종 등장하면서 첫 회부터 보지 못한 시청자들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눈에 띄게 늘어난 재방송 시청률과 다시보기 횟수도 '적도'의 '본방사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더킹'-욕심이 없어서 탈?

'더킹'은 첫 방송 후 줄곧 하락세를 걸었다. 입헌군주제라는 설정, 윤제문의 악행에 대한 정당성 등 틀부터 캐릭터까지 틈새 많은 짜임새가 지적 받았다.

반면 세 작품의 실시간 시청률 그래프를 지켜보는 MBC 드라마국의 심정은 답답하다. 시청자의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시청률에 욕심 없는(?) 제작진의 편집을 탓하기도 한다.

지상파 3사의 드라마국은 '72분 방송'에 합의했다. '더킹'은 지난 주 방송된 5,6회 모두 '적도'와 '옥세자'보다 먼저 끝났다. 72분에 못 미치는 방송 시간이었다.

방송 마지막 5분은 채널이동이 가장 잦은 시점이다. 예고편 혹은 긴장감 있는 엔딩을 모두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 '더킹'이 내준 건 광고였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72분을 넘겨도 모자랄 판에 다 채우지도 않냐'는 말이 오간다"면서 "단 몇 분 차이로 시청률이 왜곡되는 현상이 요즘처럼 심했던 적도 없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옥세자'-미워할 수 없는 악역?

'옥세자'는 호평일색이다. 박유천 한지민 정석원 등 주연배우들의 활약은 매회 화제다. 코믹과 로맨스, 미스터리까지 버무린 대본은 10대부터 30대까지 폭 넓은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하지만 '있는 사람이 더하다'는 말처럼 '옥세자'는 '더킹' '적도' 측의 눈총을 받고 있다. '72분 합의'를 아슬아슬하게 깨뜨리기 때문이다.

'더킹'이 방송을 마치고 광고를 내보내는 동안 '적도'는 제작진과 출연배우 정보가 담긴 자막을 올린다. 이후 '옥세자'로 채널을 돌리면 다음 편 예고가 나온다. '옥세자'의 마지막 1,2분에 실시간 시청률 그래프가 치솟는 이유다.

한 방송관계자는 "'옥세자' 후에 방송되는 '짝'이나 '자기야'의 시청자들이 '옥세자'의 시청자로 둔갑하는 셈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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