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은 MBC 수목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ㆍ연출 김도훈). 이 드라마의 인기는 사실상 주연 배우 김수현의 인기와 직결된다.

'해를 품은 달'이 방송되는 동안 김수현의 소속사는 10여개의 CF계약을 체결하며 약 6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MBC 파업의 여파로 지난 5일 현장을 떠났던 김도훈 PD가 하루 만에 복귀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9일부터 줄줄이 잡힌 김수현의 광고 스케줄이 시작되기 전 그의 촬영 분량을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주인공 연우 역을 맡은 한가인을 향한 환호는 크지 않다.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한가인은 발군의 외모를 바탕으로 원작 소설 속 연우를 능가할 만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안정된 연기로 드라마를 이끌었지만 광고 시장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비단 한가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신드롬'이라 할만한 인기를 얻은 드라마를 살펴보면 출연진 중 유독 남자 배우들이 대부분의 수혜를 입었다.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 '시크릿 가든'의 현빈,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 모두 방송 이후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인기와 더불어 쇄도하는 CF 러브콜은 덤이었다. 각각 함께 출연한 구혜선 하지원 공효진 역시 인기가 상승했지만 남자 배우들만큼 큰 수확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광고주들이 실소비계층으로 삼는 주요 타깃은 10대 후반~30대 중반 여성들이다. 한 광고 관계자는 "통계학적으로 우상(idol)에 대한 충성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높다. 남성은 좋아하는 대상이 생겨도 일시적이거나 소비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여성들은 선망의 대상에 대한 몰입도가 남성보다 더 높고 해당 스타가 광고하는 제품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남자 스타들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야를 연예계 전체로 넓히면 조금 다른 광경을 볼 수 있다. 수많은 아저씨들과 남성들이 소녀시대 카라 등 걸그룹에 열광하기 때문이다. 이는 찰나의 시각적인 이미지에 도취되는 남성의 성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여성들은 남자 스타들의 외모보다 드라마 속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남성성과 이미지에 반하는 것이다. 반면 남성들은 시각적인 효과에 충실하다. 무대 위 걸그룹에는 열광하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걸그룹 멤버들에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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