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참신한 내용이 40% 시청률 '일등공신'

2012년 상반기 최고작 MBC 수목 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ㆍ연출 김도훈)이 종방을 앞두고 있다.

예정보다 일주일 미뤄진 이별이다. MBC 노동조합의 총파업으로 19,20회 방송이 한 주 미뤄졌기 때문. '시청자를 볼모로 삼았다' '김도훈 PD를 파업에 이용하지 말라'는 일부 네티즌의 지적이 일었지만 김도훈 PD의 트위터를 활용한 소통으로 큰 위기는 넘긴 모양새다.

'해를 품은 달'은 모든 것이 화제였다. 발연기 논란에 스포일러까지 곤혹도 치렀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다. 극중 이훤 역을 맡은 김수현은 '수훤'이라 불렸고, 김수현과 호흡을 맞춘 한가인은 개그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극중 비운의 중전 보경 역의 김민서가 재발견됐고, 극중 운검과 허염 역을 맡은 송재림과 송재희가 발견됐다. 더 이상 어른의 과거 한 때가 아님을 보여준 아역배우들의 열연은 '해를 품은 달' 흥행 성공을 도운 기폭제였다.

'해를 품은 달'이 남긴 가장 큰 의미는 무엇보다 시청률에 있다. '해를 품은 달'은 18회 방송 기준으로 전국시청률 40%, 수도권시청률 47% 돌파가 자체최고성적이다. '해를 품은 달'은 TV를 보는 사람, '시청자'의 집단 자체를 키웠다는 남 다른 평가를 받는다.

지난 한해 평일 오후 방송된 미니시리즈는 고전의 연속이었다. 한 자릿수 시청률 작품이줄을 지었다. 시청률 20%는 마의 벽으로 받아들여졌다. 김수현 작가의 SBS '천일의 약속'이 벽을 넘지 못했고 한석규 주연의 SBS '뿌리깊은 나무'가 마지막회를 앞두고 고지를 넘기면서 현실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현실의 이유를 콘텐츠보다 외부환경에서 찾는 분위기였다. IPTV의 보급과 DMB의 활용으로 본방사수에 대한 개념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시청률로 드라마의 진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던 이유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해를 품은 달'을 전후로 시청점유율이 확연히 달라진다"며 "10대 남녀와 30대 남녀 즉, 요즘 사회에서 가장 바쁘다는 청소년과 직장인들이 리모컨을 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타 드라마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지역 시청점유율 역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대박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현실은 TV시청이 줄어든 환경보다 드라마 콘텐츠의 차이에서 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해를 품은 달'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늘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이러한 현상 때문에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그와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1020 남성이 '해를 품은 달'의 시청률을 높인데 큰 몫을 했다"며 "'해를 품은 달'이 그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였기 때문이다"고 자평했다.

'해를 품은 달'이 국민드라마가 된 공신(?)으로 같은 시간대 방송된 드라마를 꼽는 일부 시청자들의 뼈아픈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역시 콘텐츠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부탁해요 캡틴'의 한 관계자는 "불운한 대진표를 탓하지 않을 순 없다"면서도 "결국 '해를 품은 달'이 다른 드라마보다 재미있어서 본 결과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반성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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