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은 연예인들의 '센 발언'이 나오는 것을 유명하다. 가수 채리나는 7일 방송된 '강심장'에서 남자친구가 있다고 고백했고, 얼마 전 원더걸스의 선예 역시 같은 자리에서 남자친구의 존재를 공개했다. 그룹 NRG 출신 노유민은 결혼 사실을 몇 차례 부인하다 '강심장'에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과거에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이같은 역할을 했다. 김태원이 자폐증에 걸린 아들에 대한 사연을 공개했고, 장윤정은 임신설 등 민감한 이야기에 대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언론사 기자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사연이다. 하지만 기사로 먼저 나왔다면 '사실 무근' 혹은 '강력 대응' 등 반박 기사들도 적잖이 쏟아졌을 법하다. 그만큼 민감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기사화되는 것은 예민해하는 연예인들이 방송프로그램에서는 먼저 입을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연예 기획사 대표는 "연예인들은 TV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표정과 제스처 등 비언어적 표현까지 보일 수 있어 감정이 여과 없이 표현되는 느낌이 든다. 반면 기사를 통해 문자화되면 뉘앙스까지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어 때로 곡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TV를 더 선호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전쟁터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슈가 될 만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기도 하다. '강심장' 등 토크 프로그램의 경우 출연 전 연예인들이 담당 작가들과 오랜 시간 인터뷰를 갖는다. 인터뷰 내용 중 가장 수위가 높은 이야기가 토크의 주제가 된다.

이 대표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출연해 각종 이야기를 쏟아낸다. 그 속에서 주목받기 위해서 감춰두었던 사생활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 제작진 역시 더 센 이야기를 원하기 때문에 출연 전 소속사와 연예인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의 수위를 조절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언론사 관리 차원에서 TV프로그램을 통한 고백을 결정하기도 한다. 특정 언론사에서 특종 기사가 나오면 다른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추궁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평소 수십 명의 기자들과 교류하며 지내기 때문에 누구 한 명에게 이슈가 될 만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어렵다. 때문에 TV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원성을 사는 일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TV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이 확대해석되거나 자극적인 편집을 통해 곡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김원준 은 자신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된 보도자료가 배포돼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방송사에서 폭탄발언을 하면 다른 방송사 PD에게 질타를 받기도 한다. 결국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를 놓고 연예인과 매니저가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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