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솜방망이 처벌에 선정성 여전

"여자랑 잤을 때 오빠는 어떤 여자가 좋아?" "아무래도 오르가슴을 느꼈을 때겠지."(Mnet 대화 내용)

여자가 가슴으로 축구공을 튕긴다. 또 발가벗은 여자 위에 나뭇잎을 그릇 삼아 생선회를 올려놓고 먹는다.(E!TV 방송 내용)

여자의 두 손을 묶고 채찍으로 엉덩이를 때린다. 여자는 남자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고 주물럭거리고, 남자는 여자 음부를 만지며 성관계한다.(텔레노벨라가 방송한 영화 장면)

"뽀뽀 한 번만 해줘. 원래 하던 대로 해줘."(고은아) "안돼!"(미르) 그러나 누나 고은아는 소개 받은 남자 앞에서 친동생 미르를 껴안은 채 입을 맞췄다.(Mnet 방송 내용)

케이블 TV 선정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성을 상품화한 각종 영상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에선 학부모가 케이블 TV 가입을 해지하는 게 유행이다.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유해 방송으로부터 아들, 딸을 지키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를 떠나 막장 방송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은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더 이상 케이블 TV의 선정성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08년부터 케이블ㆍ위성 방송에 사과, 중지, 경고 등 법정 제재한 건수는 무려 425건. 그러나 솜방망이 제재 때문인지 케이블 TV 선정성은 여전하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는 "TV 시청 시간을 조사한 결과 지상파 TV 시청시간(5시간 21분)은 해마다 감소하고, 케이블 TV 시청시간(3시간 4분)은 해마다 증가한다"고 밝혔다. 케이블을 가장 많이 보는 시청자는 10대와 20대였다. 벗고 벗기는 관음증을 부추기는 케이블 TV 프로그램이 청소년과 청년에게 왜곡된 의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케이블 TV 업계는 방송통신심위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비난이 귀에 거슬리지만 오히려 홍보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방송통신심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봤자 케이블 TV 선정성 문제가 해결될 리가 없는 셈이다.

케이블 TV는 선정성 못지않게 허위방송도 문제다. '4억 명품녀' 사건을 일으킨 Mnet은 음악 전문 채널로 시작했지만 시청률 저조 등을 이유로 종합 오락 채널로 변신했다. 배우자 불륜이나 애인 변심은 기본이고 시청률을 높이고자 황당무계한 장면을 보여주는 건 일상이다. 이 과정에서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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