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의 스타일 라이프] 이정도면 '협박'… 재범 쫓아낸 JYP의 속셈?

2PM의 멤버 박재범의 영구 탈퇴 소식을 들었다. 밝힐 수 없는 사생활을 운운할 수 밖에 없는, JYP의 입장이 이해 안가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성인의 사생활을 이유로, 다분히 상업적 고려가 역력한 타이밍에 맞추어, 탈퇴를 공표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많은 팬들의 항의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저간의 사정이 어찌되었든 JYP는 '결코 밝힐 수 없는 사생활'이라는 말은 결코 언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러한 레토릭은 본질적으로 모순이며, 협박이다. 마치 뭔가 있다는 식의 냄새를 풍기면서 '만약 알게 되면 팬 여러분, 너희들도 다쳐'라고 말하는 투다.

생각해보면 JYP의 이러한 태도는 아이들(Idol)을 '아이들'이라 보는 시선으로부터 나왔다고 보여진다. 사실 이번 사건은 한 성인 아이들 그룹 멤버의 밝힐 수 없는 사생활에 대한 소속사의 상업적 판단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재범의 영구탈퇴가 팀의 나머지 아이들 멤버를 보호하고 나아가 박재범 까지도 보호하려는 충정에서 나왔다는 식의 말들은, 그들(연예인들) 대부분이 20세를 전후한 법적 성인이거나 성인에 가깝다는 엄연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기획사들은 연예인들을 여전히 관리와 교화의 대상으로 볼 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예인을 관리하는 것이 기획사의 일이라는 인식은 필연적 연예인을 대중예술인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모쪼록 한 명의 연예인이 자신의 예술적 성취에 따라 진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밝힐 수 조차 없는 사생활로 기획사에 의해 정리되는 것이 맞는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글쓴이 탁현민은 (주)P당 대표이사이자 캠페인 PR 전문가다. 한양대 문화콘텐츠과 겸임교수(현), 성공회대 외래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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