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서 '테이블세터'가 등장했다.

'테이블세터'는 야구 용어. 빠른 발과 타격 능력을 가진 1,2번 타자를 가리킨다. 이들이 출루에 성공해야 득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테이블세터'의 출루률은 팀의 승률과 직결된다. 2009년 가요계에도 한 그룹의 성패를 좌우하는 '테이블세터'가 등장하고 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 비스트의 이기광 그리고 씨앤블루의 정용화가 대표적인 경우. 이들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룹의 활동 전부터 이슈를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의 활약으로 팀 전체에 대한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유이는 MBC 에 출연해 배우 박재정과 '가상 부부'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어린 신부'의 느낌을 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청순한 얼굴에 볼륨있는 몸매로 '유이 따라잡기'가 신드롬처럼 번졌을 정도. 이어진 애프터스쿨의 는 '유이 효과'를 보며 각종 차트 정상에 올랐다.

씨앤블루의 정용화도 마찬가지. 그는 SBS 드라마에서 주인공 미남(박신혜)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도움을 주는 '수건남' 신우로 등장하며 여심을 흔들었다. 그가 일본에서 데뷔한 인디 밴드의 리드보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는 증폭됐다. 그가 속한 씨앤블루가 최근 국내 데뷔하자마자 '실력파' 밴드로 인기몰이에 나설 수 있는 데는 '수건남 효과'가 중심에 있었다.

비스트의 이기광은 그룹 활동을 예정한 상태에서 솔로 가수로 미리 데뷔한 특이한 경우. AJ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가 비스트의 멤버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앞선 무대 경험으로 다른 멤버들에 조언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MBC 일일시트콤에 출연하며 팀의 '얼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테이블 세터'로 불리는 이들의 등장은 그룹의 개별활동을 이끄는 동시에 팀의 인지도를 견인하고 있다. 이들이 소속 그룹을 차트 정상에 안착시키자 다른 그룹도 이를 '벤치마킹'하는 분위기다. 이는 그룹 활동을 시작하고 멤버들의 개별 활동을 활발하게 지원했던 지난해의 가요계 분위기와 또 다른 상황. 그룹 활동과 개별 활동의 선후를 뒤바꾼 사례다. 자칫 '첨병'의 활약이 미진하더라도 이후 그룹 활동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전에 대중의 입맛을 살피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역할도 맡고 있는 것.

한 연예계 관계자는 "그룹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력 멤버를 사전에 공개하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팀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다른 멤버들이 주요 멤버의 후광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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