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3개월만에 이민영 입열다
4년동안 '폭행공방'너무 힘들어
카메라 앞에서면 두려워
연예계 컴백 아직 때가 아니다

배우 이민영이 15일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오랜 침묵 을깨고 스포츠한국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공 식 인터뷰는 2년3개월 만이다. 이민영은 이혼 소송과 폭행 공방으로 얼룩졌던 지난날에 대해 "너무 힘들고 추웠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춘근기자 bestime@
"내가 알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배우 이민영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민영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스포츠한국과 단독인터뷰를 갖고 2년3개월간 이어온 침묵을 깼다. 이민영은 오랜 고민 끝에 이날 인터뷰에 나서게 됐다.

이민영은 지난 2006년 이후 햇수로 4년 동안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폭행 공방에 대해 "어리석게도 지금에 와서야 나를 제대로 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 당시 내가 알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끌려갔던 끝은, 너무 힘들고 추웠다"고 털어 놓았다.

이민영은 기자와 마주한 직후 10분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만요"라는 짤막한 한 마디를 남긴 후 손가락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햇수로 4년간 너무 할 말이 많아, 오히려 입을 다물어야 했다. 다시 입을 열려고 할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순서를 몰랐고, 또 자신의 생각이 어떤 식으로 왜곡될까 우려가 앞섰다.

인터뷰 시작 전 사진 촬영을 요청 받은 이민영은 좀처럼 웃지 못했다. 이민영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가장 행복했었는데 이제는 가장 두려운 일이 됐다. 3년이라는 공백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 3년을 살아오며 극단적인 생각을 300번, 3,000번은 더 했다. 정기적으로 정신과 약을 먹어야 했다"며 마른 침을 삼켰다.

이민영은 "얼마 전 배우 최민수씨를 둘러싼 루머를 소재로 한 < MBC스페셜 >을 봤다. 보고 있으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도 '나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알아주세요'라고 외치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민영은 최근 전 소속사와 계약을 재개했다. 사건 해결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소속사 측이 이민영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잔뜩 웅크리고 있던 이민영이 세상과 소통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소속사와 계약 재개가 컴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민영은 컴백 의사를 묻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이민영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먼저다. 당장은 아무런 욕심도 내고 싶지 않다. 그럴 여력도 없다. 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 날 먼저 찾는 이들이 있다면 그 때쯤 고려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은 "현재 무엇이 가장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한 후 "행복해지고 싶다.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얼굴을 가리지 않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러 가고 싶다. 조카들이 '왜 이모는 얼굴을 가려"라고 물을 때는 가슴이 메어온다. 그냥 '남들처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끼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이민영과 인터뷰가 진행된 날 오전, 공교롭게도 이민영에게 상습적으로 악성 댓글을 단 악플러에게 2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민영은 "그냥 한숨이 나온다. 나와 관련된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먼저 내려 앉는다. 당시 경찰에서 인지 수사 후 고소장을 내라고 해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민영은 3년의 9할을 집안에서 보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이민영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40도가 넘는 고열로 고생해도 병원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다. 이민영과 전 남편의 소송과 관련해 검찰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인정되지만 이민영의 피해가 훨씬 크고 대항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폭행이 일어난 점을 감안해 기소유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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