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수 일투족 파악 '유리한 계약' 노려

배우 전지현의 휴대전화 복제 사건으로 연예기획사와 스타급 연예인간의 계약을 둘러싼 갈등 문제가 또 다시 수면위에 떠올랐다.

전지현이 오는 2월말 소속사인 싸이더스HQ와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와중에 소속사가 연예인의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만으로 파문이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소속사가 전지현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갈등을 빚어오다 재계약을 유리하게 진행할 목적으로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예기획사와 스타간의 계약 문제를 앞둔 갈등구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배우 이준기는 전 소속사에게 전속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5억원 소송에 휘말렸다. 이준기는 현재 전 소속사와 원만한 합의에 성공해 구설수를 피할 수 있었다.

배우 송선미도 지난해 전 소속사와 전속 계약 문제로 고소 사건에 얽히면서 지금까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전속계약 위반 외에 횡령죄 무고죄 명예훼손죄 등으로 갈등이 확대됐다. 배우 고은아 윤은혜 등도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연예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한류열풍과 더불어 스타들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대중에게 인기를 끌면서 연예산업도 성장해갔다.

배용준 장동건 최지우 비 등 톱스타들은 어마어마한 매출 실적을 올리며 '1인 기업'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런 이유로 한 연예기획사가 여러 명의 톱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 '파워'는 실로 대단하다.

톱스타들의 몸값은 드라마 출연료를 비롯해 영화 개런티에 이르기까지 한해 매출액이 수 천만원에서 수 십억원까지 높아졌다. 많은 스타들을 보유한 연예 기획사일수록 힘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연예기획사들은 톱스타와의 전속계약이 만료될 즈음이면 재계약의 의지를 보이며 안간힘을 쓰곤 한다.

연예인과 연예기획사는 공생의 관계다. 그러나 이번 전지현 사건을 계기로 한국연예산업의 어두운 이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양측의 밀고 당기기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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