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코프] 유재석·강호동 한해 수입 20억원… '겹치기' 출연 가능해 배우보다 높아

"예능 프로그램은 구조조정 안 하나?"

한 배우 매니저의 볼멘 소리다. 지난 11월말 드라마PD협회가 드라마 회당 출연료를 1,500만원으로 제한하는 출연료 상한제를 결의한 후 일부 배우들과 기획사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출연료가 적다"보다 "왜 배우 출연료만 문제냐"는 의미다.

배우 고현정은 MBC 새 월화특별기획 (극본 김영현ㆍ연출 박홍균 김근홍)에 출연하며 총 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회당 1,500만원씩 7억5,000만원(50부작x1,500만원)을 받고 기타 수당 5,000만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이 50부작임을 감안하면 반 년 동안 8억원을 버는 셈이다.

이는 톱MC인 개그맨 유재석과 강호동의 수입에는 못 미친다. 4개 고정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은 산술적으로 매년 20억원 이상의 수입을 가져간다. 겹치기 출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톱클래스의 배우 매니저는 "드라마는 사실상 겹치기 출연이 불가능하다. 드라마 방송 전과 후에 공백기간도 길기 때문에 효율성은 더욱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들의 개런티만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방송사 예능국과 개그맨 매니저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유재석과 강호동 등 MC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거론하며 무게를 싣는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현빈 김선아 박신양 등 톱스타가 나온 드라마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스타 한 명의 이름값으로는 시청자를 모을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유재석 강호동과 같은 특급 MC는 다른 출연자들의 능력까지 최대한 끌어낸다. 드라마 속 배우 1명과 예능 프로그램 속 MC의 비중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광고 판매 비율을 비교하면 예능국의 목소리는 더욱 커진다. 70분 드라마가 판매할 수 있는 광고는 총 28개(7분x60초/15초). 현재 광고를 모두 판매하는 드라마는 MBC SBS 정도다.

반면 MBC KBS SBS 등 예능 프로그램은 오랜 기간 광고 완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이 길어지면서 판매할 수 있는 광고 개수가 늘었다. 전반적으로 드라마보다 예능프로그램의 광고 판매 비율이 높다. 그만큼 방송사에 대한 공헌도도 높다"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 단가가 예능 프로그램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배우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그 동안 일부 배우들은 작품 홍보를 위해서만 마지못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 제작 편수가 줄면서 먼저 예능 프로그램을 기웃거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 예능국PD는 "'배우님'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로 배우 섭외가 어려운 때가 있었다. 일부 톱배우가 쉽사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응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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