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만능엔터테이너 '현영'
소문난 짠순이?… 한 달 용돈 60만원이에요
기부는 큰 기쁨… 사고싶은것 못사도 기꺼이~
당당함 비결은…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
'정상' 위해 열심히… 100살 돼도 노력해야죠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08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대중은 올 한해 있었던 숱한 화제 속에 현영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는 로 15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이름을 올려 강의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아동판 까지 내놨다. 다이어트 DVD로 '건강 전도사'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최근 세번째 싱글 를 발표해 가수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이상 MBC)(MBC에브리원)(KBS 2)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여성 MC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켰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영은 올초 자신을 몰래 따라다닌 카메라 때문에 놀라기도 했고, 10년전 끝난 일로 느닷없는 송사를 겪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8월에는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에 이름을 올려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다는 말은 사실 그를 위한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별별토크 취재진이 만난 현영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환하게 웃으며 취재진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여유도 갖췄다.

책을 읽고 '재테크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는 여기자(이재원 기자ㆍ이하 이)와 현영이 직접 만든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위 폭탄주의 일종)의 환상적인 비율에 감탄한 남기자(김성한 기자ㆍ이하 김)가 현영의 지난 일년을 함께 돌아봤다.

현영은 밝고 매력적이었다. 민감한 질문에는 콧소리를 섞으며 "어머~재미없다~오호호. 오늘, 동창회처럼 즐겁게 술 먹는 것 아니에요?"라며 웃기도 했다. '긍정의 힘'을 믿는다는 그만의 세상 살아가는 방식에 어느새 전염되는 것 같았다.

# 수원을 주름잡다

▲항상 밝아요. 우울증은 모르고 살 것 같아요.(김)

=혼자 있을 때는 가끔 외롭기도 하죠. 그럴 때마다 기분을 좋게 하려고 노력하죠. 캐럴도 많이 들어요. 여름에도 캐럴을 나오는 차는 아마 제가 타는 밴밖에 없을 걸요.

▲학창 시절에는 어땠나요.(김)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부도 꽤 했어요. 고등학교에 가서 처음으로 본 시험에서 전교 4등을 했을 정도죠. 호호.

▲의외인데요.(김)

=어머. 의외라뇨. 물론 나중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긴 했죠. 노는 걸 워낙 좋아했거든요. (추억에 잠기는 듯) 수원에 살았는데 그 때 대단했어요.

▲수원의 '퀸카'였나요? 남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독차지했을 것 같아요.(이)

=(손으로 이마에서 턱까지 쓸어 내리는 시늉을 하며) 아휴, 그 때는 이걸(성형) 안 했잖아요, 호호. 키도 크고 성격이 밝아서 소위 논다는 친구들이 접근을 해오더라고요. 미팅도 하고, 당시 유행하던 록카페에도 가고 롤러스케이트장도 가고…. 그래도 나쁜 일은 안 했어요.

▲성적은 많이 떨어졌겠는걸요?(이)

=네. 고1 마지막 시험 성적이 54등을 했더라고요. 부모님께 보여드릴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칼로 5를 긁어서 보여드렸어요. 결국 부모님께 걸려서 호되게 혼났지만요.

# 회식도 할인?

▲재테크 책, 레빗 핑거 DVD 등 다양한 일에 도전했어요. (김)

=잘 될 것 같아서 하지는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택하는 편이예요. 제가 즐기면서 하다 보니 그 에너지가 보시는 분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아요.

▲올해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김)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이름을 올린 거죠. 다음에는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서 '핸디 북'을 내고 싶어요.

▲책을 쓴 계기가 있다면요.(이)

=알뜰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돈이 귀한 걸 알았죠. 이걸 남들에게 알려주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냈죠.

▲소문난 '짠순이'로 알려졌어요. 한달 용돈이 얼마나 되죠.(김)

=한 60만원 정도요. 필요 없는 물건은 안 사죠. 올 겨울도 보세 원피스 3벌을 산 게 전부예요.

▲방송일 하면 60만원으로 해결이 안 될 때도 있지 않나요.(이)

=제가 프로그램 메인이 되면서 가끔 스태프를 챙길 일이 생겼어요. 회식을 하게 되면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요. 할인된 가격에 또 할인을 받아내죠. 함께 일하는 사람들 챙기는데 인색할 수는 없고…. 호호.

▲아끼는 것도 좋지만 불편하지 않나요.(이)

=제 건강을 위해서는 달라요. 연예인은 몸이 재산이잖아요. 몸이 기계고 사장이고 직원이죠. 한약을 먹거나 운동을 배우거나 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아요.

▲책을 보면 부모님께 집을 사드렸더군요.(김)

=네. 돈 모으는 재미를 알게 해준 일이죠. 가장 기분 좋았던 건 이웃 분들이 부모님께 '자식 잘 키웠다'고 하셨다는 얘기를 들을 때예요.

▲남들을 위해서도 가끔 큰 돈을 써요. 올해도 '사랑의 열매'에 5,000만원을 기부했는데요?(이)

=제 1년치 용돈의 몇 배죠. 살면서 느끼는 기쁨이 그런 것 아닐까요. 그 칭찬을 듣는 게, 1년 동안 사고 싶은 옷 못 사는 고통보다 훨씬 크니까요. 명품을 든다고 명품 여자가 되는 건 아니죠.

# 긍정의 힘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나봐요.(이)

=그럼요. 사람은 다 똑같으니까요. 직위나 직업에 상관없이, 속 안에 든 건 똑같지 않나요? 겉모습 때문에 위축되는 건 비열하다고 봐요.

▲그래도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비교될 텐데요.(이)

=칭찬만 받으면 제가 교만해지긴 하겠죠. 사실 '하향세다' '진행 못한다' 이런 거는 기사 보고 알 때가 많아요. 기자 분들이 너무 냉정하게 얘기해주시니까요. 호호.

▲기자들한테 상처 받은 적 있어요? 그럴 성격이 아닌 것 같은데요?(이)

=어머, 저두 많아요. 올초에는 특히 그랬죠. 제가 대인기피증에 걸릴 뻔 했다면 믿으시겠어요?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입장이 있겠거니 생각하고 털어버렸어요.

▲연예계에 데뷔하기 전과 후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군가요?(이)

=데뷔 전에는 (김)원희 언니. 데뷔 후에는 (조)혜련 언니요. 에 함께 출연한 혜련 언니는 열심히 꿈을 갖고 지치지 말아야 하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는 걸 보여줬어요.

▲쉽게 지칠 것 같진 않아요.(김)

=막내에 O형이다 보니 주변에서 잘한다고 해주면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죠. 칭찬을 크게 받아들이고 험담은 작게 받아들여요. 그럼 자신감이 생겨서 긍정적으로 살게 돼요.

▲혼자 울어 본적은 없나요.(이)

=드라마나 책을 보면서 잘 울어요. 제 일 때문에는 좀처럼 울지 않죠. 참, 작년부터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희한하게 부산에서 행사가 있었어요. 광안리 앞바다에서 맘껏 소리지르고 한바탕 울고 났더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럼 전 다 해소돼요.

▲안 좋은 일은 뭐였나요.(김)

=전 소속사 때문에 가슴 앓이를 했고 올해는 (손을 뻗으며 응원 동작을 흉내내며) 이 일이 있을 때 우연찮게 부산에서 행사가 잡혔어요.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관련해서 할 얘기가 있다면….(김)

=지금 드릴 수 있는 얘기는 제가 원해서 했던 일이라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질 거라 생각해요. 변명이나 설명할 때는 아닌 것 같아요.

# 누나의 꿈

▲어쨌든 올해 힘든 일이 많았어요. 해묵은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고요.(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 예전에 다 법적으로 해결된 일을 들고 갑자기 나타나니. 다행히 잘 마무리되었어요. 아침 해가 떴다, 졌다 하듯 사람도 마찬가지래요.

▲1월에 있었던 일도 적잖은 충격이 됐을 것 같아요. (김)

='파파라치'라는 말만 들었지. 제게 그런 일이 벌어질 지는 몰랐죠. 차라리 그분들이 제게 먼저 물어봤으면 얘기를 할 수도 있었죠. 3,4주일간 저도 모르는 채로 저를 따라 다녔다고 생각하니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창피하기도 하고 무섭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대인기피증에 걸릴 뻔했다니까.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생활을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차분하게 대처하셨어요.(김)

=그냥 그런 사람들도 있구나 했죠.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연예 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흐트러지기 쉬운데, 자기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것 같아요. 비결이 뭔가요?(이)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거죠.

▲결혼은 언제쯤 생각하고 계신가요.(이)

=결혼은 최대한 늦게 하고 싶어요. 아직은 제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한 사람에게 완벽하게 희생할 수 있을 때 해야죠. 결혼은 '제2의 인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10년 뒤의 모습을 생각해본다면….(이)

=30년 뒤의 꿈을 물어봐 주세요. 복지시설을 세우고 싶어요. 제 재테크의 마지막이죠. 환갑이 되기 전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따뜻하게 살고 싶어요.

▲연예인으로서 정상에 오르고 싶은 꿈은 없나요?(김)

=당연히 있죠. 사는 게 평지는 없대요. 멀리서 보면 산이 가팔라 보여도, 막상 등반하면 평지처럼 보이기도 하고 조금 올랐다 내려가는 것 같기도 하죠. 어쨌든 노력해서 걸으면 정상에 다다르죠. 중요한 건 노력이에요. 백살이 되어도 노력해야죠. 똑같이 반복하며 사는 건 정말 아니라고 봐요. 그건 그저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니까요. 인생이 '리와인드' 되어서는 안 되잖아요?

"인간적인 만남 즐거워! 담에 한잔 더~ 콜~^^"

● 현영이 직접 쓴 후일담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인터뷰는 처음이었어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이재원 기자님은 감기로 힘들어 하시면서도 끝까지 웃는 얼굴로 함께 해 주셔서 인간적인 면에 반했구요. 김성한 기자님은 본인 얘기를 먼저 해주셔서 오히려 제 얘기를 꺼내기가 너무도 편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스케줄에 지쳐서 피곤한 상태였는데 별별토크를 통해서 웃을 수도 있고 속 얘기로 친구들과 대화할 때처럼 편하게 수다 떨 수 있어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에너지도 받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어요

그리고 성한기자님 학창시절 놀았다는 얘기 인간적이었어요. 담에 우리 한잔 더~~콜~

스포츠한국 애독자 여러분 200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8.12.18. 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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