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년전 '쟈니윤쇼'가 기원… 유명인사 초대 진솔한 대화
음악·이야기 접목 신선한 바람… 가수외 출연자도 노래실력 공개
진행·출연자 구분없이 자유롭게… '미수다'등 10명이상 패널 초대

배우 박중훈이 14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KBS 2TV (이하 박중훈쇼)의 첫 선을 보인다.

유려한 입담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였던 박중훈이 데뷔 24년 만에 처음으로 맡은 토크쇼에서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팬들은 1회 게스트로 배우 장동건이 나온다는 소식에 잔뜩 기대하고 있다.

는 연예인 패널 위주의 수다가 아닌 다양한 인물을 초대해 진지하고 심도 깊은 토크쇼를 지향한다. 1회에 장동건뿐 아니라 3당 원내대표가 출연하는 이유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총망라한 정통 토크쇼의 부활인 셈이다.

지난 1989년 를 기점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토크쇼는 이후 등 스테이지형 토크쇼와 MBC SBS 등 집단형 토크쇼 등 다양한 형태를 거치며 명멸해 왔다.

# 이름 석자로 승부를 걸다-정통 토크쇼

▲ 의 '세상을 바꾸는 퀴즈'
진행자의 이름을 앞세우고 유명인을 불러 앉혀 대화를 주고 받는 형태의 정통 토크쇼는 20년 전 에 기원을 둔다. 당시 에서 쏟아지는 유명인들의 사적인 얘기들과 진행자의 어눌한 말투, 진행 등은 화제를 모았다.

의 바통은 '말발' 좋기로 소문난 개그맨들이 이어 받았다. 등이 연이어 등장해 저녁시간대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 모았다.

인기 토크쇼는 인기 코너도 낳았다. 는 요리를 접목한 '참참참'으로 유명했고, 의 '토크박스'는 현재 최고의 MC 유재석을 배출한 당대 최고의 코너였다.

MBC 예능국의 한 PD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 이들 코너는 이슈의 창고였다. '토크박스'에서 나온 즐거운 이야기는 다음 날 인구에 회자되며 즐거움을 줬다"고 말했다. 코너 자체의 힘도 있었지만, 쟈니윤 주병진 이홍렬과 같은 걸출한 진행자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몇몇 여배우들은 남성 개그맨 진행자들의 틈바구니에서 고군분투했다. 말솜씨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배우 이승연과 김혜수가 각각 와 의 진행자로 나서 정통 토크쇼의 명맥을 이었다. 이후 한 동안 모습을 찾기 힘들었던 정통 토크쇼는 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 노래를 불러라-스테이지형 토크쇼

스테이지는 오랫동안 대화의 장으로 통했다. 노래와 이야기를 접목한 형태의 토크쇼는 노래라는 도구를 통해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가수에게는 전문성을, 가수외 출연자에게는 의외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 포인트였다.

11월 중순 폐지된 KBS 는 지난 1991년 를 시작으로 을 거쳐 에 바통을 넘겼다. 서는 배우 송승헌의 감미로운 와 권상우의 거칠지만 진심이 담긴 도 들을 수 있었다.

작품 속 이미지로만 팬들과 만나던 배우들도 음악을 접목한 토크쇼에서는 과감히 마이크를 쥐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가수 이은미 인순이 등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만나기 힘든 가수들의 다양한 노래를 들어보는 것도 토크쇼를 접목한 음악 프로그램의 매력이었다.

이 외에 SBS 과 지난 2007년 폐지된 MBC 역시 시청자들이 방청권을 얻기 위해 구구절절한 사연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얻은 토크쇼다.

# 테마를 잡아라-집단형 토크쇼

최근 토크쇼의 경향은 테마와 집단성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요약된다. 연예인들의 사담과 신변잡기로 채워지는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이 여기에 해당된다.

MBC 의 '무릎팍도사'는 출연자들의 고민해결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기서 고민은 '무릎팍도사'라는 설정에 맞춘 테마일 뿐, 이야기의 주제는 자유자재로 분야를 넘나든다.

이 외에 추억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캐비닛 토크'와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는 '웃지마 사우나'로 구성된 KBS , 생전 장례식 체험을 앞세운 MBC 의 '두 번 살다' 등이 특정 테마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진행자와 출연자가 1:1로 이뤄지던 토크쇼는 다수의 진행자와 소수의 출연자, 진행자와 출연자가 혼재돼 집단 토크를 나누는 형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출연자보다 진행자 위주 방송'이라는 독특한 형태를 내세운 의 코너 '라디오 스타'를 진행하던 개그맨 김국진 김구라, 가수 윤종신 신정환 등은 MBC 새 예능 프로그램 의 MC로도 공동 발탁되며 다수 MC체제를 굳히고 있다.

SBS 과 MBC 역시 다수 MC가 소수 진행자와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정통 토크쇼의 형식을 탈피했다.

이 외에 특정 테마를 주제로 10명이 넘는 패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KBS 와 MBC 의 '세상을 바꾸는 퀴즈'가 새로운 토크쇼의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를 연출하는 박현석 PD는 "출연자 조합에 따라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출연자가 많은 터라 평소 보기 힘든 유명인이나 연령이 많은 연예인 등을 섭외해 삶의 경험이 묻어나는 색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게다가 출연자가 많으면 게스트 입장에서도 출연에 대한 부담이 적어 섭외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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