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소리 동시에' 마당놀이 무대 반가워… 예정된 뉴욕 판소리 공연생각 '가슴 벅차'

오정해라는 인물을 두고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인터뷰 말미에 넌지시 묻자 오정해는 빙긋 웃었다. "연기를 할 때는 배우, 소리를 한 때는 소리꾼이죠."

오정해가 MBC 마당놀이 (연출 박철수ㆍ이하 학생부군신위)에서 만삭의 둘째 며느리 역으로 돌아왔다.

오정해는 지난해 영화 으로 복귀한 후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게 됐다. 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노인 박씨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오정해는 이 작품이 마당놀이지만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연기와 소리를 동시에 들려줄 수 있어 오히려 반가웠다.

"노래를 포함해 27개의 대사밖에 없어요. 말보다 몸짓과 표정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죠. 만삭의 여인이라는 설정이어서 동작도 느릿느릿해요. 그 안에서 일찍 손자를 안겨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의 속내를 표현해야 해요. 새로운 도전이란 자체에 보람을 느껴요."

오정해는 지난 1992년 미인대회인 미스 춘향 선발대회를 통해 연예계에 첫 발을 디뎠다. 어느덧 데뷔 16년째. 그 동안 출연한 작품은 영화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벌써 16년째인가요? 저는 16시간 정도밖에 안 된 것 같은데요.(웃음) 순간을 즐기고 싶을 뿐, 16년 안에 저를 가둬두기는 싫어요. 에 출연할 당시에는 여유가 없었죠. 나이가 드니 더 넓게 보고, 편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그 사이 오정해는 12세 사내 아이의 엄마가 됐다. 엄마 몫까지 해주는 남편과 의젓하게 엄마를 응원하는 아들이 있어 오정해의 발걸음은 가볍다.

"아이는 제가 무언가 일을 시작하면 '엄마 보기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할 뿐이죠. '엄마가 바빠서 불편하지 않니'라고 물으면 '왜요? 엄마는 다른 엄마가 못하는 것을 하잖아요'라고 대답해요. 대견스럽죠. 대신 아빠가 엄마가 빈자리를 가득 채워주고 있어 한결 마음이 놓여요."

세월이 흘렀지만 오정해는 한결같다. 판소리를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를 마치고 미국 뉴욕의 무대에 올라 판소리를 공연할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변신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변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판소리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못지 않은 인기를 얻는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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