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누 될까봐 '최진실 아버지'라는 말도 안 해
"죽은 것도 원통한데 부검이라니" 부검 반대하기도

고 최진실의 아버지 최국현(73)씨가 지난달 2일 딸이 자살한 뒤 빈소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월간지 레이디경향은 최진실의 빈소였던 삼성서울병원에서 KBS 탤런트 1기 출신이기도 한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을 잃은 심정을 들었다.

레이디경향에 따르면 대부분의 취재진은 빈소에 있었던 그가 20년 동안 한 번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던 최진실의 아버지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빈소에서 울면서 실신을 반복하는 최진실의 어머니 정씨와 최진영을 대신해 장례와 관련한 주요한 일의 결정을 담당했다.

그는 최진실의 사체를 부검하자는 수사 당국의 의견에 "지금 죽은 것도 원통해서 죽겠는데, 또 부검을 한다면…. (차라리) 내 배를 갈라요"라며 강하게 부검을 반대했다. 하지만 수사 당국의 간곡한 요청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 눈물로 시신을 내주었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묵묵히 빈소를 지키던 그에게 기자가 '사랑스러운 딸을 잃은 심정이 얼마나 애통하냐'고 위로하자 그는 "말도 못할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자식 잃은 슬픔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하겠나"고 말했다.

그는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진실이를 만났다. 그때도 얼굴이 썩 좋지 않아 보여서 내심 걱정을 하긴 했는데, 워낙 야무진 아이니까 '알아서 잘 관리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말았다"면서 딸의 안부를 살뜰히 챙기지 못했던 것을 가슴 아파했다.

그는 "그 애가 최근 들어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다녔던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디가 아픈지는 자세히 몰랐죠. 그런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라고 말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잡지에 따르면 최진실은 그녀의 자서전을 통해 어릴 때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그리움을 복합적으로 표현한 바 있었지만, 성공한 이후 시골에서 살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차를 한 대 선물로 주고 온 적도 있을 정도로 아버지에 대한 속 깊은 사랑을 드러냈었다.

최진실의 아버지는 이런 딸에 대해 "평소 그 애한테 해준 것은 없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었다. 속상하니까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고 말한 후 이내 자리를 떠났다.

한편, 최진실에게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오빠가 두 명 있다. 이들은 최진실의 장례식장을 내내 지키며 아버지 최씨와 함께 전반적인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고 한다.

레이디경향에 따르면 평소 최국현씨는 자신의 존재가 딸에게 누가 될까봐 어디에서도 '최진실의 아버지'라고 말하고 다닌 적이 없었다고 한다. 배다른 오빠 두 명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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