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40)씨가 평소에 죽음을 추상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가 지난 1일 갑자기 "죽겠다"는 태도로 돌변, 충동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고 있다.

3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고 있던 최씨는 평소에도 매니저 등 지인에게 "애들을 항상 옆에서 지켜줘.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는 등의 말을 해왔다.

최씨의 감정이 급격히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일 오후 2시30분께 약속했던모 제약회사의 광고 촬영이 얼굴 상태 때문에 연기되고부터.

최씨는 `사채업 괴담'을 인터넷에 게재한 혐의로 입건된 증권사 직원 A(25.여)씨와 전화통화를 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울면서 잠을 이루지 못해 얼굴이 부은 상태였고 이 때문에 당일 촬영 일정이 무산됐다.

경찰은 최씨가 선처를 부탁하는 A씨에게 `이렇게까지 사람을 망가뜨려 놓고 이제 와서 사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취지로 반박하며 말다툼하다가 전화기를 집어던지는 등 격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CF 촬영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탤런트로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사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최씨는 촬영장을 떠나 소속사 사장인 서모씨와 함께 근처 순댓국집으로 가 오후5시부터 7시까지 소주 3병을 나눠 마시며 광고촬영 무산과 관련해 위로를 받았다.

최씨는 이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가라오케 주점으로 옮겨 연예기자 등 5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오후 11시께 매니저와 함께 자리를 떠 35분 뒤에 귀가했다.

가라오케 술자리에서 최씨는 자살을 암시하는 말 등을 일절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매니저와 귀가하던 중 승용차에서는 "죽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매니저는 경찰에서 "차 안에서 최씨가 `개천절이 애들 운동회인데 어떻게 하느냐. 가기 싫다. 속상하다. 왜 내가 사채업자가 돼야 하느냐. 연예생활 그만 할 것이다. 죽고 싶다. 애들 항상 지켜줘'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최씨가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시간은 귀가 직후.

최씨는 오전 0시42분과 45분께 집에서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미안하다'라는 취지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친하게 지내던 메이크업 담당자에게 보냈다.

단정적으로 죽음을 나타내는 말이 나온 것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절친하게 지내던 잡지사 기자 김모씨와 전화통화.

최씨는 김씨와 0시47분부터 7분34초간 이어진 통화에서 3분 정도를 서럽게 울다가 "힘들다. 죽을 거야.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거야. 우리 애들 크는 거 잘 지켜봐라"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주변인의 진술과 부검 결과, 각종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씨가 충동적으로 자살했다고 잠정 결론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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