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진실이 자살했다. 세상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최진실은 2일 새벽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주변 사람들은 누구보다 강한 엄마이자 자신의 직업을 자랑으로 여겼던 그가 처절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최진실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다만 최진실이 최근 불거진 ‘25억 사채 대여설’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는 게 지인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실제로 최진실은 지난 28일과 29일에 걸쳐 인터넷에 루머를 올린 사람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진실은 29일 오후 스포츠한국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펑펑 울기까지 했다. 당시 최진실은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는지 상대방이 전화를 했다. 고통을 받은 건 나인데, 그 쪽이 당당하더라. 얼굴이라도 마주하고 얘기한 것도 아니고 전화를 걸어 온 것이 너무 무섭다”며 통화 내내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최진실이 “힘들다” “세상살기 어렵다”며 울먹인 적은 있어도 당시처럼 서럽게 우는 때는 처음이었다. 최진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진실은 데뷔 이래 늘 루머에 시달려왔다. 특히 5년 전 야구선수 조성민과 이혼 이후부터는 안티들의 악플 활동에 고통을 겪어왔다. 드라마 으로 재기에 성공했어도 그에 대한 근거없는 폄훼는 멈춰지지 않았다. 최진실은 자신에게 날을 세운 인터넷 악플을 보고 “나는 인터넷 세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런 한마디(악플)가 마치 세상 사람 전부가 얘기하는 것 같아 두렵다”고 속내를 털어놨었다.

최진실이 정신적인 고통에 받게 된 건 지난달 8일 주검으로 발견된 고 안재환의 자살 이후 불거진 ‘25억 사채 대여설’. 최진실은 이른바 ‘증권가 찌라시’와 인터넷에 떠돌던 ‘최진실이 안재환에게 25억을 사채로 빌려줬다’ ‘최진실이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채업에 손을 댄다’ 등 ‘카더라’는 소문에 격분했었다. 최진실은 당시 이와 관련돼 스포츠한국에 전화를 걸어와 “친구간의 우정까지 왜곡하는 세상이 무섭다. 앞으로 친구들을 어떻게 보겠냐”며 답답함을 호소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최진실은 주변 지인들과 잠시 서먹해진 적도 있었다.

최진실은 온갖 루머들의 희생양이 되며 우울증과 불면증에 고통을 받아왔다. 하지만 두 아이를 위해 묵묵히 감내해왔다. 하지만 결국 그 고통이 곪아터지며 즉흥적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이끈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비뚤어진 관심이 최진실을 죽인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몇몇 지인들의 주장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오후 1시 최진실의 사인을 자살로 발표했다. 최진실은 2일 오전 12시30분부터 6시 사이에 자택 목욕탕의 샤워기에 압박 붕대로 목을 매 자살했다는 게 경찰의 주요 발표 내용이다. 최진실은 평소 신경안정제 등을 복용해 왔으며 안재환의 죽음 이후 부쩍 외로움을 호소해왔다.

향년 40세. 88년 데뷔한 이후 ‘국민요정’에서 ‘국민아줌마’로 최고의 자리를 20년 동안 지켜왔던 그는,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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