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사채업 괴담' 정신고통 토로

톱 탤런트 최진실(40)씨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일 최씨가 이날 새벽에 자신을 둘러싼 `사채업 괴담'과 관련해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씨가 매니저인 박모씨와 함께 어제 오후 소주 3병가량을 나눠 마시고 취한 상태로 오늘 오전 0시께 귀가해 안방 침대에 앉아 모친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뭐니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 나를 왜 괴롭히는지모르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최씨가 이같은 고민을 토로한 뒤 울다가 일어나 안방 내부에 딸린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어머니에게 `가서 주무시라'라고 말했으며 어머니는 오전 4시께 아무런 기척이 없자 불길한 생각이 들어 오전 6시께 열쇠업자를 불러 최씨의 사망을 알게 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최씨의 사망 시간을 이날 오전 0시 30분부터 오전 6시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이날 오전 0시42분과 0시45분께 친하게지내던 메이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각각 `아이들을 부탁한다',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미뤄 "자살이 명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이날 의사로부터도 자살이라는 검시 소견을 얻었다.

경찰은 최씨의 어머니가 "(최씨가) 남편과 5년 전에 이혼한 뒤부터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고 `외롭다. 힘들다'라는 식으로 고통을 토로해왔다고 말했다"며 "그때부터 신경안정제를 조금씩 복용해왔으며 최근 들어 양을 늘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한 지인들에 대한 조사에서 "최씨가 이혼 후 자녀양육 문제로 굉장히 힘들어했고 연예계에서 위상이 추락할까 걱정을 많이 하면서 평소에 죽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해왔다"라는 진술도 들었다.

경찰은 최씨가 실제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등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는지 확인 중이며 사채업 괴담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직접적인 동기가 됐는지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근 사채업 괴담의 최초 유포자로 추정되는 증권사 직원과 이 직원에게괴담 내용을 이메일로 전송한 이를 최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의 침실에서 발견한 메모지에도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을 일부 확인했으나 `사채설 괴담'과 관련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차명으로 사채업을 운영하면서 최근 사망한 탤런트 안재환씨에게 25억원을 빌려줬다'는 소문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왔으며 지난달 22일 서초경찰서를 직접 찾아와 소문의 유포자를 처벌해달라고 진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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